‘e메일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광고 e메일을 삭제하는 일이 중요한 일과가 된 것이다. 요즘 들어오는 광고 메일은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들이 휴가철(Holliday Season)을 맞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보낸 것들이다. 추수감사절(11월22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휴가철 기간 중의 매출은 보통 연간 매출의 25% 정도를 차지할 정도여서 미국 소매업체들에는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이 기간 동안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25달러어치 이상 구매시 무료 배달’ ‘최고 50% 할인’ 등의 광고를 내세우고 있다.온라인 쇼핑몰의 e메일 공세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기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함에 따라 올해 휴가철 경기가 예상보다 좋을 것으로 보고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올해 경기는 ‘사상 최악’으로 예측됐다. 닷컴 붕괴와 그에 따른 경기 침체에 9.11 테러까지 겹쳐 미국인들이 지출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휴가철 매상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들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그러나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오프라인 온라인 할 것 없이 매장에 예상밖의 쇼핑객들이 몰려들었다. 특히 아침 일찍 일부 상품을 특별 할인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에는 새벽 5시께부터 수백명이 늘어선 모습들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월마트는 추수감사절 연휴 첫날인 지난 11월23일 매출이 하루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12억5천만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수표인증회사인 텔레체크도 같은날 수표를 이용한 결제액이 지난해보다 2.4% 늘었다고 발표했다.온라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닐슨/넷레이팅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월23일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한 가정이 지난해보다 22% 늘었다.이들 결과는 한결같이 올해 휴가철 매출이 호조를 보일 것임을 시사한다. 또 9.11 테러도 온라인 쇼핑몰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행이나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외출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온라인 쇼핑몰들은 어느 때보다 심한 경쟁을 벌여야 할 판이다. 닷컴 붕괴로 상당수 온라인 전문 쇼핑몰이 사라졌지만 오프라인에서 강력한 기반을 구축한 대형 소매업체들이 속속 온라인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토이저러스 K마트 베스트 바이 등이 온라인 쇼핑몰 운영에 적극적이다. 또 야후와 AOL 등 대형 인터넷 포털들도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했다.온라인 고객 끌어들이려 신문전단 활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유인을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도 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 e숍(MSN)은 지불시스템인 패스포트를 이용해 1백달러어치 이상을 사면 20~1백달러짜리 수표를 준다. 토이저러스닷컴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 X박스를 팔면서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e베이는 2천3백만달러를 들여 전국 55개 신문에 8페이지짜리 광고 전단을 끼워넣기로 했으며 아마존닷컴과 야후는 일부 일요일자 신문을 통해 광고 전단을 배포했다. 온라인 쇼핑몰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오프라인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홍보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대부분의 쇼핑몰들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해리포터 designtimesp=21742>나 <몬스터 designtimesp=21743> 관련 상품을 내세워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올해 휴가철 온라인 매출은 1백억~1백20억달러로 지난 해보다 20~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미국인들이 경기 침체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 규모를 축소할 예정(e마케터 자료)이지만 온라인 쇼핑객의 증가(약 15%, 닐슨/넷레이팅스)에 힘입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