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은 특이하게도 세 반도로 구성된 고장이다. 노령산맥의 한 갈래가 나주평야를 지나 전남 서남단에 무안반도를 만들었고, 신안 앞바다로 뻗어나간 해제반도와 망운반도가 그 무안반도 땅에 붙어 있다. 호남선 열차의 종착역인 목포에 닿기 직전 만나게 되는 무안. 그곳은 신안 앞바다의 섬과 섬 사이를 누비고 다닌 바다바람이 쉬지 않고 불어대는 곳이다.무안에 가면 가장 먼저 도리포라는 땅끝마을을 찾아갈 일이다. 땅끝이라는 곳은 언제나 여행자를 유혹한다. 그 끝에 가면 무엇이 있을까. 강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래서 해남의 땅끝마을이 유명세를 타지 않던가. 무안군 해제반도의 도리포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이다. 무안읍에서 24번 국도를 타고 현경면과 해제면 유월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도리포 가는 길이 시작된다. 7km를 달려 도착하는 곳이 바로 함평만의 길목을 지키고 있는 해제면 송석리 도리포이다.도리포에서는 반드시 새벽 일출을 감상해야 한다. 도리포에서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특이한 지형 때문이다. 도리포가 자리한 곳은 해제반도의 한 귀퉁이가 북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땅의 끝 지점이다. 도리포는 함평만과 칠산 앞바다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고깃배들이 정박하는 부둣가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물결 잔잔한 함평만이 넓게 펼쳐지고 그 뒤로 함평군의 야산들이 남북 방향으로 줄지어 달린다. 해는 바로 그 야산 위로 솟아오른다.도리포를 뒤로 하고 24번 국도로 다시 나와 서쪽으로, 서쪽으로 달려가면 짤막한 연육교 하나를 건너게 되고 신안군 지도읍 점암마을에서 길이 끝난다. 경남 울산까지 이어지는 24번 국도의 시작점인 동시에 끝나는 지점이기도 한 점암마을에서는 임자도행 철부선이 자주 떠난다. 선창과 마주한 섬은 수도라는 이름의 섬이고 임자도는 그 뒤편에 있다. 점암마을에서 배로 15분 거리인 임자도는 대광해수욕장이라는 멋진 해변을 지닌 섬이다. 해변 길이가 무려 12km로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걸어서 가자면 세 시간이나 걸린다.무안읍을 중심으로 해제반도가 북서쪽으로 달려나간 땅이라면 망운반도는 남서쪽으로 가지를 늘어뜨린 땅이다. 변변히 높은 산 하나 없는 무안의 서해안 바닷가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이 날개 세 개 달린 풍력발전기이다. 망운면 소재지에서 60번 지방도를 타고 겨울빛 눈부신 남녘 들길을 달려 목서리와 송현리 용동마을을 지나면 삼거리가 나온다. 계속 직진하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쉼없이 돌아가는 초대형 바람개비가 웅장한 위용을 드러낸다.양파한우·양파쥬스 등 먹거리도 풍성운남면 꽃회사마을 양파밭 가운데에 조성된 바람개비의 터전은 무안지구 풍력발전단지. 지난 1994년 1호기가 설치된 이래 지난해까지 모두 6기의 풍력발전기가 만들어졌다. 아직은 연구용이라 생산된 전기가 각 가정에 보내지는 것은 아니다. 바람개비 날개 하나의 길이는 아무리 작게 봐도 20m는 족히 넘는 것 같다.바람개비 아래에 서면 박재삼 시인의 ‘천년의 바람’이라는 시가 몽실몽실 머리 속에 피어난다. ‘천 년 전에 하던 장난을/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 새 없이 와서는/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아, 보아라 보아라/아직도 천 년 전의 되풀이다.//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사람아 사람아/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탐을 내는 사람아.’ ‘천 년의 바람’ 전문무안의 바닷바람은 그처럼 초대형 바람개비를 돌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해서 밭에는 키 큰 과수들을 찾아보기 어렵고 땅에 붙어 자라는 양파나 고구마가 많이 재배된다. 무안의 대표적 특산물인 양파는 전국 생산량의 24%를 차지한다. 또 최근 들어서는 양파를 이용한 양파한우나 양파주스 등이 무안의 새로운 특산물로 부상하고 있다.이번에는 발길을 내륙으로 돌려보자. 목포대학교 뒷편에 우뚝 솟은 산이 승달산(317.7m). 이 지방 사람들은 ‘광주에 무등산, 목포에 유달산이 있다면 무안에는 승달산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승달산을 사랑한다. 그 승달산 북쪽 기슭인 몽탄면 달산리에는 법천사와 목우암이 있다. 법천사는 임진왜란 이후 폐허가 될 정도로 사세가 기울었다가 근래 들어 복원과 중창이 이루어져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맛집도리포 횟집숭어회 ·황가오리찜 ‘군침 도네’해제면 송석리의 도리포는 숭어회가 맛있는 곳으로 소문난 포구이다. 숭어는 놀래미나 도다리 등에 비해 값이 약간 싼 편이지만 맛으로 치자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숭어알은 임금님께 진상될 정도로 귀한 것이고 껍질도 슬쩍 데쳐서 기름소금에 찍어 먹으면 맛이 기막히다.도리포에는 예닐곱 개의 횟집이 모여 있다. 그 가운데 도리포 횟집은 개업한 지 15년 된 역사를 자랑하는 집으로 고깃배를 소유하고 있다. 배는 칠산 앞바다로 나가서 횟감 생선들을 잡아온다. 횟집에서 손님상에 내는 숭어도 양식이 아닌, 칠산 앞바다와 함평만 바다에서 잡은 것들이라 고유의 맛이 살아있을 수밖에 없다. 흙냄새가 나는 양식과는 근본이 다른 것이다. 숭어회 1kg의 값은 3만5,000원. 매운탕을 포함해서 10여 가지의 정갈한 밑반찬이 딸려 나온다. 농어, 광어, 도다리회 등은 1kg에 4만8,000원. 도시의 횟집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값이요, 맛으로 치자면 비교하기조차 곤란하다.이밖에 도리포 횟집이 자랑하는 먹거리로는 황가오리찜이 있는데 5월부터 10월까지만 맛볼 수 있다. (061)454-6890●여행메모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무안행 버스가 1일 2회 떠난다. 승용차로는 서해안고속도로 무안나들목으로 빠지거나 호남고속도로 광산나들목 -> 나주 -> 무안 코스를 이용한다. 무안읍내 숙박시설로는 대림장(061-453-1122), 동남호텔(453-5511), 은하장(453-3301), 백제장(453-8080) 등이 있다. 맛집으로는 읍내터미널 근처에 매일회관(453-2572, 양파한우), 터미널 낙지골목에 종합수산센터(454-4862), 몽탄면 사창리에 사창식당(452-3072, 돼지짚불구이), 망운면 송현리에 송현횟집(452-1548, 기절낙지) 등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