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한 바는 아니지만 장담할 수 있다. 연초에 곧잘 주워섬기는 ‘올해의 계획’ 운운하는 구호 중 베스트 3에 ‘금연’이 포함된다는 것을.대망의 2002년은 특히 금연 운동과 함께 막이 올랐다. 정부가, ‘건강에 지극히 나쁘다’고 떠벌리는 동시에 ‘그래도 피울 사람을 위해’ 팔 걷고 나서서 판매하는 담배 가격이 2월부터 인상된다. 유일하게 1,000원 미만인 솔을 제외한 22종이 모두 갑당 200원씩 오르니 인상폭은 시마의 10%에서 88골드·멘솔의 20%까지 천차만별이다. 소비자 물가는 이렇게 올라간다. 그리고 우리는 연봉이 얼마나 오를까 근심한다.(흡연자 입장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폐암 투병 중인 이주일씨가 금연운동가로 발 벗고 나섰다. 기막힌 타이밍, 담배 산업의 검은 뱃속을 파헤치는 동시에 담배의 해악까지 안내하는 책도 출판됐다. 그렇지 않아도 누구나 한번쯤 금연을 고민하던 즈음에, 차례로 이어지는 연타는 담뱃갑으로 향하는 흡연자의 손길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마무리 펀치를 날릴 참이다.하루에 한 갑씩 한 달이면 5만∼6만원. 금연으로 보험 하나를 더 가입할 수도 있다거나, 애들 월간 학습지 한 권을 더 사줄 수 있다거나, 비싸다고 밑바닥까지 박박 긁어쓰는 마누라 화장품 한 통을 호기롭게 내놓을 수 있다거나, 동시에 회사 근처 헬스 클럽에 등록해 좀더 확실하게 건강을 도모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담배를 끊으면 성기능이 좋아진다!” 왜 그런고 하니, 담배의 유독 물질 대표 선수인 니코틴과 일산화탄소가 모두 남성의 성기를 ‘죽이는’ 독극물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살충제나 독약으로도 쓰여온 니코틴을 살펴보자면, 흡연자를 당장 죽이지는 않고 다만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한다.잘 알다시피 남성의 발기는 혈액의 충만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혈관이 좁아져 피가 졸졸 흘러가면 부실한 발기 및 운전시간 단축 등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나이 든 사람, 그리고 워낙에 혈관의 내경(內徑)이 좁아지는 등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상승 작용이 나타난다.어디 니코틴뿐이랴. 담배가 탈 때 생기는 적지 않은 양의 일산화탄소를 들이마시면 당장 죽지는 않아도 그 해악이 사람의 몸에 고스란히 뿌려진다. 일산화탄소는 산소 분자에 비해 300배나 높은 헤모글로빈 친화력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담배 연기와 함께 흡입하는 일산화탄소는 산소를 제치고 먼저 혈액에 흡수되어 일시적인 산소 결핍증을 유발한다. 담배를 피운다고 사람 몸이 알아서 산소 필요량을 줄일 턱이 없으니 인체 각 세포에 산소를 공급해야 하는 심장은 부담이 커진다(담배가 폐뿐 아니라 심장에도 좋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남성의 성기는 심혈관 계통의 한 지류(支流)요, 발기는 혈액의 압력으로 구현되는 오묘한 메카니즘이라는 것을 떠올린다면,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 섹스 한 번과 맞바꾸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