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재무담당최고임원)를 CEO(최고경영자)보다 직분이 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상 중요한 사업 결정권은 CFO에게 있다고 봅니다.”3월 2일 정식출범하는 한국CFO협회의 초대 회장을 맡은 김경우 전 평화은행장(61)은 CEO와 CFO가 동등한 파트너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CFO의 위상은 ‘경리담당자’ 정도에 그쳤다.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재무담당 임원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각 기업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IR(투자설명회)도 사실은 CFO의 업무영역이다.국내 주요 기업체의 재무전문가들이 정보를 교환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만든 것이 한국CFO협회다. 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이 명예회장으로 참여했고 삼성전자, 삼일회계법인 등 50개 법인회원과 학계와 업계 관계자 등 개인회원 70명으로 구성됐다.김회장은 협회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우보호시(牛步虎視)’라는 말로 요약했다. 이는 소 걸음처럼 천천히 나아가지만, 호랑이 눈처럼 날카롭게 변화를 잡아낼 수 있음을 뜻한다. 속도보다는 정확성에 신중을 기하며 협회를 활성화시켜 건전한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하겠다.“앞으로 외국의 선진기법 도입과 재무경영인의 윤리의식 강화에 주력할 것입니다. IMF를 거치면서 폐쇄적인 경영과 불투명한 회계업무가 얼마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잘 드러났습니다. 이때 기업의 재무기반을 제대로 확립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절감했지요.”평화은행장 시절 기업에 대한 여신심사를 할 때 재무의 투명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김회장은 “CFO협회가 재무관련임원들을 양성하는 산실로 자리잡게 하겠다”며 “이미 CCM(미국공인재무사) 시험을 국내에서도 치를 수 있도록 AFP(미국재무인협회)와 업무대행 합의서를 교환한 상태”라고 말했다.김회장과 협회가 준비하고 있는 CCM은 AICPA(미국공인회계사), CFA(재무분석가)와 함께 재무 및 자금 분야의 전세계적인 3대 자격증으로 AFP가 인증하는 자금(Treasury) 분야의 시험이다. 김회장은 “기업의 투명성과 재무구조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는 상황에서 CCM은 국제수준의 재무관리자가 갖춰야 할 필수 자격증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우리나라에서도 최고의 재무전문가들을 선정해 회계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CFO의 위상을 높여야 합니다.” 김회장은 이를 위해 올 한 해 CFO 양성학교 운영, CFO 자격인증시험 시행 등을 통해 CFO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 최고의 CFO를 선정하는 ‘한국 CFO대상’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