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책이 실릴 때쯤이면 한국의 4강 진출 여부가 가려져 있겠다(정말 궁금하다). 처음엔 1승을 애타게 바라더니, 그다음엔 16강을 꿈꾸게 되었고, 어느덧 8강에 와 있는 지금.온 국민은 마치 최면에 걸린 듯 거리로 터져 나와 구호를 외치고 태극기를 흔들며 태산이라도 무너트릴 듯한 자신감에 차 있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은 무척이나 담담한 것 같다.그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 네덜란드와 맞붙더라도 승리하겠다”는 인사말로 우리와 처음 만났고, 경기에 진 후엔 “오늘의 패배는 미래의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어쩌면 “지는 한이 있더라도 가시밭길을 걷겠다”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 “16강 이상도 바라보고 있다.5월이 되면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고, 대표팀이 유럽평가전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자 “내가 선택한 험한 길이 옳았다”며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바로 네덜란드에서 온 이방인 거스 히딩크다.스포츠팀에서 스타플레이어보다 중요한 건 그 팀을 이끌고 조직하며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다. <후지어 designtimesp=22501>의 시골 촌구석 고등학교 농구팀 감독으로 부임한 노먼 데일(진 해크먼)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수많은 역경을 딛고 얻어내는 승리의 기쁨이 얼마나 크리라는 것도. 1954년 인디애나 챔피언을 차지한 밀란고등학교 농구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실화 영화 <후지어 designtimesp=22504>는 스포츠영화의 전형적인 감동 스토리라인을 지니고 있다.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팀이 있다.새로운 감독이 온다. 그는 한때 잘나가던 선수였으나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인다. 혹독한 트레이닝이 시작되고, 미처 몰랐던 자신들의 잠재력을 깨닫는다. 그리고 승리의 순간!여기서 노먼 데일과 거스 히딩크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단지 경기에 이기기 위해 팀을 맡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승리와 함께 그들을 찾아오는 건 삶에 대한 태도의 변화다. 아시아의 축구 변방국가가 유럽의 강호들을 물리쳤듯, 마치 <슬램덩크 designtimesp=22511>의 그 팀처럼 밀란은 강자들을 차례차례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그라운드에서 승리의 짜릿함을 맛보는 건 선수들이지만 그들 뒤엔 항상 지혜로운 지도자가 있다. 고난을 거쳐 승리를 거둔 후 “나는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그런 지도자가.이주의 문화행사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내한공연7월 1, 2일/오후 8시/세종문화회관 대극장/S석 20만원A석 17만원, B석 14만원, C석 10만원, D석 7만원E석 4만원거장 쿠르트 마주어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고별무대. 베를린 필, 빈 필하모닉과 함께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평가받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8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뉴욕 필하모닉은 명지휘자 쿠르트 마주어와 지난 10년간의 호흡을 마무리하며 동아시아 순회연주를 나선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장영주, 장한나와 함께 신동 트리오를 이루고 있는 18세 피아니스트 헬렌 황이 협연을 맡았다.7월1일에는 바르톡의 ‘디베르티멘토’,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2번 Op.102’, 베토벤의 심포니 3번 ‘영웅’이 연주된다. 7월2일에는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과 ‘마이스터징거 서곡’, 말러의 ‘심포니 1번’이 공연된다. (02-399-1111)돈키호테 = 7월3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다양한 스페인 춤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작품. 세르반테스의 원작소설을 발레로 표현한다. 국립발레단 공연. (02-1588-7890)쇼 태권 = 2003년 3월20일까지 정동문화예술회관. 태권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 전통무술에 쇼연출을 가미한 비언어 퍼포먼스. (02-2166-2777)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 7월6~17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가 퓰리처상을 받았던 작품. 연출가 권오일 연극인생 40년 기념공연. 극단 성좌. (02-762-0010)청혼= 7월21일까지 제2배우 실험실. 가족의 소중함과 이웃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안톤 체호프의 연극을 마당극 형식으로 각색. (02-3675-5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