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익도이치투신운용 대표이사“한국주식시장을 여느 투신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코리아펀드 덕분이죠.”지난 6월14일 출범한 도이치투신운용의 대표이사인 이원익 사장(52)은 “우리는 신입생이 아니다”라는 말로 취임의 변을 대신했다. 그의 이력을 보면 쉽게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이사장은 지난 2000년부터 취리히스커더코리아의 대표를 맡았다. 취리히스커더는 80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계 투자자문사다. 이 회사는 ‘코리아펀드’ 운용사로 국내에 알려졌다.코리아펀드는 84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이래 지난 10년간 시장수익률 대비 10%의 높은 성과를 올린 주식형 펀드. 운용규모는 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취리히스커더코리아는 바로 이 코리아펀드에 자문을 하는 역할을 맡았다.지난 4월 취리히스커더가 도이치은행그룹에 인수되면서 취리히스커더코리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국내 투신시장 진출을 노리던 도이치은행그룹 산하 도이치애셋매니지먼트가 취리히스커더코리아를 흡수하는 형식으로 도이치투신운용을 출범시킨 것이다. 이사장은 자연스레 도이치투신운용의 대표직을 승계했다.“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미 취리히스커더란 이름으로 2000년에 진출한 셈입니다. 또한 그보다 앞서 코리아펀드를 통해 해외 기관투자가 중에서 한국시장에 가장 먼저 투자했습니다.한국시장에는 이미 18년이란 경험을 쌓아온 회사입니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바로 도이치그룹이 지닌 세계 최고 수준의 상품개발 능력 및 글로벌 네트워크와 코리아펀드를 통해 축적된 한국시장 분석의 노하우 등을 접목시켜 경쟁사와 차별화한다는 것이다.이사장은 취리히스커더와 도이치의 투자철학이 닮은 점이 많다는 데 주목한다. 그중 하나가 보텀업(Bottom-Up) 접근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개별 회사 분석을 기초로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해 장기투자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코리아펀드의 예를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펀드 출범 때부터 투자해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로 이런 점이 과거 10년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도이치투신운용은 최근 5,000억원 규모의 혼합형 사모펀드를 7월 초 설정을 목표로 작업 중이다. 설립하자마자 5,000억원 규모의 운용자산이라면 굉장히 획기적이라는 게 이사장의 설명이다.“아시아시장에서 한국 자산운용산업의 성장성은 매우 높을 전망입니다. 3년 내에 외국 투신운용사 중 최고의 명성과 최대의 수탁자산을 보유한 회사로 키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