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득한국투신운용 사장“어떻게 하면 고객 성공의 기반이 되는 회사를 만들지 고민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 부침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죠.”국내 상위권의 운용사인 한국투신운용의 대표이사로 지난 6월 취임한 유병득 사장(51)은 지난 92년부터 6년간 삼성생명에서 주식부장, 채권부장, 런던투자법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99년 삼성생명투신 운용실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1년간 SK투신운용 대표를 맡았다.유사장은 외형보다 실리를 중시한다. 한투운용이 운용하는 자산규모는 17조원 정도. 덩치로만 본다면 국내 3~4위권의 투신운용사다. 하지만 그는 운용자산의 규모를 늘리는 ‘외형 부풀리기’에 나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밝혔다.“중요한 것은 수익률입니다. 수익률이 높다면 운용규모는 자연스레 커지게 됩니다.”취임 후 조직개편을 과감하게 단행한 것도 신탁재산의 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 주식운용본부, 채권운용본부, 리서치본부 등 본부제로 운영되던 운용조직을 주식운용부와 채권운용부로 통합한 것이 큰 그림이다.개편이 몰고 온 가장 큰 변화는 리서치본부의 폐지 및 운용전략실의 신설이다. 주식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맡은 운용전략실에 운용전략팀과 리서치팀을 새로 만들고 기본분석, 전략분석, 운용의 삼위일체를 꾀했다.투신운용에도 전략적인 면을 주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평소 여러 펀드매니저의 펀드운용력을 높이 평가해온 그였다. 그러나 그들이 리서치와 연계가 잘되지 않아 운용 방향을 잡는 데에는 약하다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리서치와 전략을 보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전에는 펀드운용이 매니저의 재량에 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들을 통제할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다.그의 개혁은 조직개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지난 2000년 UBS자산운용과 맺은 제휴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세계 유수의 운용사와 경쟁할 수 있는 선진 노하우를 배울 참이다.“실제로 그동안 UBS자산운용으로부터 얻은 리서치 자료는 한투운용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러나 UBS와 연계한 국제 투자펀드의 판매율이 기대 이하란 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죠.”당분간은 국제투자펀드보다 UBS의 선진 노하우를 전수 받는 데 더욱 힘쓸 계획이다.“외국계 투신운용사가 국내에 속속 진출하고 있지만, 그동안 구축한 투자노하우와 UBS자산운용으로부터 얻은 지식을 결합하다면 충분히 그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