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라’는 속담이 있다. 이를 현대 경영적인 시각에서 보면 ‘사업구성과 사업영역(business domain)을 명확히 하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의 어떤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면서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사업구성과 사업영역을 명확히 하는 것은 경영 전략의 핵심 중 하나이다. 사업영역을 명확히 해야만 자원과 열정을 낭비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IMF 위기 이후 위기를 초래한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다. 그러한 논의 중 하나가 기업들의 문어발식 경영 때문에 IMF 위기가 초래됐다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이제 많은 기업들이 방만한 문어발식 경영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문어발식 경영’과 유사한 용어로 ‘사업다각화’가 있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주력으로 영위하는 사업영역을 넘어선 경우를 문어발식 경영이라 하고, 본업을 중심으로 기술·자원·판매 등의 강점을 살리는 경우를 사업다각화로 본다.문어발식 경영·사업다각화 구분 어려워하지만 현실에서 문어발식 경영과 사업다각화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항공기엔진, 가전제품, 의료기기, 전력시스템, 캐피털, 항공시스템, 플라스틱 산업.’경영의 귀재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잭 웰치가 회장으로 있었던 GE의 사업들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는 문어발식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사업다각화를 이루고 있는 것일까? 정답이 쉽지 않다.그렇다면 자원과 열정의 낭비를 가져오지 않으면서, 한편으로는 한 사업의 집중으로부터 오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사업다각화 전략은 무엇일까?이 질문에 대하여 경영전략가인 란체스터는 ‘바위, 보, 가위 이론’을 주창하고 있다. “‘바위’로 먼저 하나의 제품에 철저하게 자원과 열정을 투입해 이익을 낸 다음, ‘보’로 손을 펴서 관련 제품의 종류를 늘린다. 그리고 ‘가위’로 채산성이 나쁜 제품을 잘라버려 채산성이 좋은 제품만 남긴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보’로 제품을 늘리는 작업까지는 쉬울 수 있으나 자원과 열정이 투입된 제품을 ‘가위’로 잘라버리기는 참으로 어렵다. 많은 기업들이 실패하는 대표적인 이유다.결단력이 부족해서든 또는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도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든 가지치기를 소홀히 하면 나무가 잘 자랄 수 없는 것이다.가지치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나무가 높게, 그리고 넓게 뻗어나갈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업영역을 정함에 있어 현재 영위하는 사업뿐만 아니라 앞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사업의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사업영역을 명확히 하는 것은 기업경영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경우에도 정부의 영역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지금까지의 많은 정부실패(Government Failure)는 정부의 영역을 명확히 하지 않고 민간이 자율적으로 맡아서 할 영역에 정부가 끼어들어서 한다든가, 그 반대로 시장실패(Market Failure)가 발생하거나 민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할 영역에서 방관 자세를 취하는 경우에 발생했다.개인의 경우에도 각자의 소질과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영역, 그리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분야를 발견해내고 그 분야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자원과 열정을 쏟는 것이 이니셔티브를 가질 수 있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