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주의 국토개발’ 김진호 한국토지공사 사장(61)이 내린 ‘작전명’이다. 다소 모순된 단어조합이지만, 김사장은 이를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환경시스템에 부합하는 토지개발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한 마디로 보전의 필요성과 개발의 당위성을 조화시킨다는 얘기다.“물순환체계를 그대로 따르고 동식물의 종다양성을 보존하면서 미래지향적인 환경생태 개발기술을 적용할 생각입니다.”김사장은 지난해 부임 이후 줄곧 이 점을 강조해 왔다. 각종 토지개발 과정에서 환경친화적 단지설계기법을 비롯해 무공해 환경기초시설 설계기법, 폐기물 복합처리시설 등 관련 기술을 차례로 적용했다. 환경전담조직을 확대한 것도 그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환경부가 주관한 ‘2002년 환경경영대상’ 공기업 부문 대상을 받은 것도 이런 노력에 대한 평가였다.환경경영뿐만 아니라 수익경영에서도 그의 능력은 입증됐다. 올해 초 한국신용정보와 한국기업평가에 의뢰했던 신용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A를 획득한 것이다. 창사 이래 받은 가장 높은 등급이었다.“IMF 이후에도 꾸준히 흑자를 유지해 오고 있고, 부채가 99년 8조3,789억원에서 2000년 7조8,325억원, 지난해 6조7,239억원으로 크게 줄어 부채비율이 200% 이하로 떨어진 것이 좋은 점수를 받은 모양입니다.”현재 진행 중인 화성 동탄, 용인 죽전·동백, 신봉·동천사업지구 등을 비롯해 앞으로 대규모 신도시개발이 예정돼 있어 현금흐름도 매우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용평가 결과가 좋은 만큼 채권발행시 발행금리를 낮추는 계량효과가 생길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이처럼 그가 환경경영과 수익성 모두에서 호평을 받은 것은 ‘장군’ 출신에 걸맞은 ‘강력한 리더십’ 덕이다. 고려대 사학과를 나와 ROTC 장교로 임관해 2군 사령관, 12대 합동참모본부 의장까지 지낸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부임 후 각종 개혁 프로그램 추진을 진두지휘한 것도 30년이 훨씬 넘는 지휘관 경험이 바탕이 됐다.요즘 김사장은 고객중심경영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직원친절서비스 고객평가시스템인 ‘해피콜’을 비롯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 경영에 반영하는 ‘고객만남행사’, 무료전화로 접수된 고객불만에 대해 즉시 현장을 찾아 해결하는 ‘OK팀’ 등 다양한 고객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정보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사이버 마케팅을 강화한 결과 정부주관 홈페이지 서비스 평가에서도 우수 사례로 뽑혔다.“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창출해낼 생각입니다.”‘생태주의 국토개발’ 작전을 벌이는 김사장의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