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베그액센츄어 동북아시아 금융서비스그룹 총괄대표홍콩, 상하이, 서울 중 동북아시아의 금융중심지는 어디일까.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액센츄어는 최근 서울을 동북아 금융센터로 지목한 듯하다. 그리고 첫 단추로 서울사무소의 제프리 베그 전무(37)를 동북아 금융서비스그룹 총괄대표에 앉혔다.액센츄어가 한국에 진출한 지난 86년 이후 처음 있는 파격적인 인사다. 다른 글로벌 컨설팅사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조치다. 베그 전무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홍콩까지 모두 4개 지역의 금융산업 컨설팅을 진두지휘하게 된다.기존 동북아 금융컨설팅의 헤드쿼터였던 홍콩은 물론 신흥 금융센터로 급부상한 상하이까지 제치고 서울사무소 출신인 그에게 동북아 비즈니스의 지휘권을 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다름 아닌 아시아 금융산업을 꿰뚫어 보는 전문가의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을 홍콩에서 보낸 인연도 있지만, 지난 2000년 서울사무소 금융서비스를 총괄하기 전부터 아시아 금융산업에 관심이 컸다.특히 고객관계관리(CRM) 부문과 보험산업 부문의 책임파트너로 활약하면서 아시아 금융의 맥을 짚기 시작했다.뉴욕사무소 근무 시절 금융컨설팅에서 쌓은 전문지식도 만만찮다. 미국 루처스 MBA에서 국제재무로 석사학위를 받고 액센츄어에 입사해 10년 넘게 금융업계 CRM과 M&A를 비롯해 경영과정 재설계(BPR), 정보기술(IT) 전략 등을 추진해 왔다. 특히 은행, 보험, 자금시장 분야의 컨설팅에서는 베테랑급 컨설턴트로 통한다.서울이 아시아 금융의 허브가 될 것이라는 본사의 예측과 마찬가지로 베그 전무 역시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 특히 다른 어느 나라보다 발달된 금융인프라와 새로운 금융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는 개방구조를 주된 이유로 꼽는다.“방카슈랑스, 프라이빗뱅킹(PB), 자산관리 등의 신개념이 들어올 때마다 한국은 짧은 기간에 금융상품으로 정착시켰습니다. 그만큼 한국의 금융인들이 전문성과 오픈마인드를 갖췄다는 뜻이죠.”한국이 아시아 금융 허브로 자리를 굳히기 위한 복안도 몇 가지 내놓고 있다. 우선 이제까지 금융선진국으로부터 받아들여 쌓은 노하우를 아시아 각지로 뿜어내는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 여기서도 역시 맨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2002한·일월드컵에서 일궈낸 한국인들의 성과를 보면서 한국은 사람이 곧 자산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죠.”한국이 세계 축구의 중심이 됐듯이 아시아 금융 허브로 가는 데에도 인적자산의 가치가 빛날 것이라는 얘기다.그는 지금 서울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금융시장의 ‘핵’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