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은 누구일까? 남자일까, 여자일까? 신화가 아닌 실존 기록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은 122세까지 살다가 97년에 세상을 떠난 프랑스인 잔 칼망 여사다.인간의 평균수명이 50세를 넘어선 것은 20세기 들어서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평균수명이 19세에 불과했으니, 33세에 죽은 알렉산더 대왕은 당시로서는 장수한 축에 속한다.한국에도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이 있다. 70세까지 사는 경우는 드물다는 의미다. 하지만 ‘2001년도 보건복지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남자 72.1세, 여자 79.5세로 나타나 이제 고희의 의미도 퇴색하게 되었다.지난 80년의 평균수명이 남자 62.7세, 여자 69.1세인 것에 비하면 20여 년 만에 평균 10세 이상 늘어난 것이다.이는 일본(80.2세), 이탈리아(78.5세) 등 장수국가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2030년이 되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1.5세 수준에 도달해 일본(82.5세), 이탈리아(81.3세)에 근접할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하고 있다.늘어난 수명에 대한 준비 ‘부족’평균수명이 늘어난 것은 분명 기뻐할 일이지만 아직 늘어난 수명에 대한 준비는 매우 미흡한 상태다.조나단 스위프트가 쓴 <걸리버여행기 designtimesp=22621>를 보면 ‘럭낵’이라는 나라가 나온다. 이 나라에서는 아주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왼쪽 눈썹 위에 붉고 둥근 점이 있는 아이가 태어난다. 왼쪽 눈썹 위의 붉은 점은 불멸의 표시로 이 표시를 지닌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게 된다고 한다.럭낵의 사람들은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을 ‘스트럴드블럭’이라 불렀는데 걸리버는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에 행복할 것이라고 상상한다.하지만 영원히 죽지 않는 스트럴드블럭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럭낵의 사람들은 삶에 대한 집착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영원한 생명을 가지게 된다면 과연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고 걸리버에게 반문한다.그들은 영원한 생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행복과 희망은 젊음과 건강, 그리고 정력이 남아 있는 것을 전제로 할 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걸리버여행기 designtimesp=22630>에서 시사하는 바와 같이 오래살 수 있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는 동안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이와 관련해 가장 인상적인 사람중 한 분이 미래학자 피터 F. 드러커다.1909년에 태어나 이미 94세가 된 노인이 더구나 미래에 대한 혜안을 제시하다니!최근에는 라는 책을 저술해 미래사회에서는 지식근로자가 새로운 자본가가 될 것을 전망하고 있다. 드러커 본인은 60세 이후가 본인의 전성기라고 한다.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지식과 경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60세를 넘어서면 현장에서 멀어져 여가생활을 하거나 사회복지의 수혜세대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2000년 11월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7.3%를 차지한 ‘고령화사회’가 되어 ‘늙은 한국’에 대한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는데도 말이다.드러커가 강조했듯 이제는 노령인구, 특히 노인 지식근로자와 새로운 작업관계를 설정하는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전통적 기준의 은퇴연령을 넘어선 지식근로자를 유인하고 보유하는 데 성공하고, 그들로 하여금 생산성을 높이게 하는 데 성공한 최초의 조직은 엄청난 경쟁우위를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