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구롯데닷컴 이사“동호회로 시작한 PC통신이 사이버 롯데백화점으로 성장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강현구 롯데닷컴 이사(42)는 사이버 롯데백화점 총지배인이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 업계 가운데 정상급에 속하는 1,800억원대 매출(상반기)을 일으키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상반기 잠정치지만 약 1,891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에 이어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선두를 유지한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낍니다.”강이사가 최근 도입한 아이디어는 백화점 유통과 오프라인의 강점을 결합한 ‘클릭앤드모르타르’(Click & Mortar). 이것은 오프라인에서 실체가 없는 순수 닷컴 기업들과 달리 백화점이란 실체감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면서 신뢰를 준다는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이다.예컨대 사이버 백화점에서 획득한 마일리지를 이용해 롯데리아 햄버거나 세븐일레븐에서 음료수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다른 40대들과 마찬가지로 강이사 또한 비네트워크 세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 경력은 누구보다 앞서 있다. 대홍기획에서 광고마케팅으로 직장생활을 출발한 강이사는 95년 퇴근 후에 전화선으로 PC통신에 몰두해 있는 동료를 보고 PC통신에 동참하게 됐다.“전화선에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을 이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바로 동호회를 조직해 PC통신과 네트워크를 연구했습니다. 1년 후 PC통신을 이용한 사업아이디어를 제출했고 대홍기획 내 ‘인터랙티브팀’을 만들게 된 것이 인터넷과의 인연입니다.”2000년 롯데백화점 인터넷팀과 대홍기획의 인터랙티브팀을 통합, 롯데닷컴을 설립해 창업멤버로 활동을 시작했다. 롯데닷컴의 기획과 성장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강이사는 항상 연구하고 실험한다.그의 사무실 책상은 일본 유통자료와 머천다이즈 물류 연구자료로 가득하다. 최근에는 롯데닷컴 쇼핑몰로 명품의 판도변화를 가져왔다며 새 유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랑콤과 헤라화장품이 대표적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실 선두기업인 샤넬에 비해 밀리죠. 하지만 롯데닷컴에 매장을 개설하고 나서 판매가 크게 늘어나 1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못지않은 사이버 매장을 가지게 된 셈이죠.”롯데닷컴은 롯데백화점으로부터 상품을 소싱한다. 따라서 롯데백화점도 사이버 공간에 매장을 확장해 공간적 제약을 해소했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지난 96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인터넷 쇼핑몰인 롯데닷컴은 96년 6월 46만원이던 월 매출이 2002년 5월 매출 330억원으로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96년 월 4,000명 내외의 방문자를 기록하던 것이 현재는 매일 30만명 이상이 즐겨 찾고 있다. 이 가운데는 소비자와 고객의 변화를 생각하는 강현구 이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