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성장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내적 성장(Internal Growth)으로 기업이 내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역량을 강화해 매출액을 늘리거나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외적 성장(External Growth)으로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에 의해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실제로 선진국에서는 M&A 전문부서를 두면서 M&A를 성장전략의 핵심 중 하나로 고려하고 지극히 일상적인 기업활동으로 인식하고 있다.하지만 외적 성장과 경제적 수익증대를 위한 M&A가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통상 인수합병과정은 크게 전략도출, 대상파악 및 선정을 포함하는 ‘전략수립단계’, 실사·협상 및 계약체결이 이뤄지는 ‘합병거래단계’, 통합계획의 수립 및 실행, 그리고 사후관리로 이뤄지는 ‘인수합병 후 통합(PMI; Post Merger Integration) 단계’의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많은 인수합병의 경우 합병거래 단계에 치중하고 전략수립이나 PMI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거래 못지않지 않게 전략수립과 PMI에 대한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먼저 전략수립 단계에서는 합병이 기업의 성장전략에 적합한지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산업의 구조적 특성과 사업의 경제성 분석을 통해 시너지 창출 여부를 파악하고 인수합병의 장단점을 전략적 제휴, 자체개발 등 타 대안의 장단점과 비교해야 한다.합병으로 인한 시너지에는 비용절감으로 인한 효율시너지(Efficiency Synergy)뿐만 아니라 긍정적이고 확장적인 성장시너지(Growth Synergy)도 고려돼야 한다. 또 전략적 제휴에는 합작투자 등 지분을 상호투자하는 ‘지분형 제휴방법’과 지분투자가 없는 ‘계약형 제휴방법’ 양자 모두 고려돼야 한다.전략수립 단계가 합병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라고 하면 PMI는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합병의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합병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발생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인수합병을 경험한 고위 임원진이 ‘불속을 걸어가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PMI 작업은 어렵다. 문화간 갈등이 있고 이해관계자들의 통합 조정이 원활하지 않으며 통합우선순위, 기대수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능력 있는 인재가 회사를 떠나며 통합일정이 잘 지켜지지도 않는 등 통합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이런 문제점이 극복되기 위해서는 첫째,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명확한 합병의 비전 및 논리를 제시함으로써 이해관계자의 공감대를 구축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며 문화차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둘째, 통합작업은 복잡한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가 수반된다는 점을 유념해 합병의 긍정적 효과가 실제로 창출될 수 있도록 리더십 확보, 치밀한 준비 및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회사내부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합병의 긍정적 효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한다.셋째, 합병일정상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한 예방 및 사후조치가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들간에도 인수합병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그 목적이 시너지 창출을 위한 것보다 주가 부양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인수합병에 대한 체계적 접근이 부족한 상황이다.최근의 주식시장의 불안과 회계의 불투명성 이슈에도 불구하고 세계화와 정보혁명이라는 급변하는 환경은 규모의 경제창출, 비용절감,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를 요구하고 있어 인수합병의 가치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본래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기 위해서는 초기의 전략수립 단계에서부터 마지막 통합까지 철저한 준비와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