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10개 극장·85개 스크린 총괄, 연간 1,800만명 고객확 보, 지점별 개성 살려 … 2005년까지 10개 추가 증설

김홍성영화관 디벨로퍼·CGV 이사‘최첨단 영화관을 설계하는 전문가.’ ‘영화보다 극장에 더 관심이 많은 사나이.’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 브랜드 CGV(www.cgv.co.kr)의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홍성 이사(44)를 일컫는 말이다.그는 이른바 영화관 개발전문가로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영화관 입지선정에서 설립, 운영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치면 하나같이 대박을 터뜨리는 극장이 된다. 영화배우 한석규씨가 ‘영화흥행 보증수표’라면 그는 ‘흥행극장 보증수표’인 셈이다.현재 그는 10개나 되는 CGV 극장을 총괄하면서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스페셜리스트로 자리를 굳혔다. 그가 현재 관리하는 스크린만 무려 85개. 이렇다할 흥행작이 없는 요즘에도 월 1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서울을 비롯해 분당, 부산, 대전 등지에 있는 CGV 계열의 10개 극장 모두 그의 손때가 묻은 역작들이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없던 극장들이다. 그래서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은 그에게 딱 맞는 얘기다. 공을 들인 만큼 현재 관리 중인 10개 극장이 모두 자식처럼 애착이 간다.한배에서 나온 자식도 각각이듯 10개 극장 모두 특색이 있다. 장손 격인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극장 CGV강변11은 경사 없는 통로로 장애인 관객을 배려했고, 전망대가 압권이다.명동5는 뒤로 젖혀지는 고급의자에 파우더룸까지 갖춘 여성을 위한 프리미엄 영화관이다. 직원이 지정석까지 안내해주는 서비스도 독특하다. 초대형 팬태스틱 시네마로 꾸민 구로10을 비롯해 무료 유아놀이방을 갖춘 분당 야탑8, 골드클래스 상영관인 오리11에 이르기까지 그에게는 어느 것 하나 예쁘지 않은 자식이 없다.그가 관리하는 극장들이 연간 관객수가 1,800만명을 웃돌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데는 그의 주도면밀한 전략이 있다. 무엇보다 입지선정에서 뛰어난 식견을 가지고 있다.마치 명당자리를 짚어내는 지관 같은 안목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 일단 직감으로 장소를 찍고,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분석한다. 어디에 극장을 짓느냐가 영화관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무조건 유동인구가 많다고 잘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영화를 볼 만한 수요층의 접근성을 고려해야 하죠. 특히 관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젊은층의 동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강변, 구로, 명동 등 현재 CGV의 극장이 들어선 곳이 지하철역과 인접해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이미 젊은층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도 그에게 무조건 좋은 입지는 아니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트렌드가 있어야만 승산이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입지가 정해졌다면 극장을 어떻게 지을 것인지가 다음 문제다. 멀티플렉스는 기본이고, 인테리어, 편의시설, 놀이시설, 쇼핑몰 등 기존 영화관과는 차별화된 무언가가 있어야만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영화만 보려고 극장을 찾는 관객에게는 영화 콘텐츠의 질이 전부겠죠. 그러나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엔터테인먼트와 휴식까지 한꺼번에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는 극장 이상의 시설이 필요합니다.”한마디로 극장에서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공간이 돼야만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실제로 그가 그동안 구축해 놓은 CGV 극장들은 이전에는 없었던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런 부대시설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준다. 이것은 그의 극장 개발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러 와서 다른 상품까지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실제로 CGV가 표를 팔아 올리는 매출보다 부대수입이 더 많은 것도 그의 이런 전략이 적중했음을 말해준다.멀티플렉스가 국내에 도입된 후 불과 3~4년 만에 관객수가 10배 넘게 폭증한 것 역시 이런 극장 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그의 얘기다.발권시스템을 도입해 줄서서 기다리는 불편을 없앤 것이나 부모들이 맘 놓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놀이방을 운영하는 것도 독특한 운영전략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그가 구사하는 브랜드 전략의 핵심은 ‘통일성 속의 차별화’에 있다. 즉 같은 CGV브랜드라도 극장별로 독특한 컨셉을 갖도록 구성한 것이다. 이는 인테리어에서 뚜렷하게 반영된다. 명동점에는 여성컨셉을, 구로점에는 컬러플한 느낌을, 목동점에는 녹색의 자연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이 그런 예다.좋은 입지에 다양한 시설을 갖춘 극장을 지어 놓았다고 무조건 관객이 넘쳐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과는 전혀 달라진다. 그의 운영노하우가 돋보이는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카드사, 통신업체 등과 제휴하는 것을 비롯해 고객의 불만사항을 계속 모니터링해 운영방식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주말마다 10개나 되는 극장을 ‘암행’하며 다리품을 파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그는 극장을 찾을 때마다 눈여겨보는 게 있다. 바로 관객이다. 특히 주 관객층인 젊은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으면 이들이 원하는 극장을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몸은 40대 중년이지만 마음은 20대 청춘입니다. 젊은이들과 만나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죠.”지난해 우리나라 총관객수는 8,500만명 정도. 올해는 1억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쯤 되면 포화상태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법하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잠재고객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CGV목동8을 포함해 2005년까지 10개의 영화관을 더 짓겠다고 호언장담하는 그는 영화관과 거리가 먼 40~50대 중년층을 극장으로 이끌어오는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