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통해 유명해진 문구 중 하나가 ‘꿈은 이루어진다’이다. 월드컵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의 선전은 꿈을 갖고 꿈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때 꿈은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음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꿈이 있어야 한다. 꿈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에서 비전은 기업이 추구하는 장기적인 목표와 바람직한 미래상을 의미한다. 기업에서 비전이 없으면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없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 지도 또는 나침반 없는 항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내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며 방향성을 상실한다.반면 잘 정립된 비전은 조직에 목표의식과 의미를 부여하고 사업의 전략방향과 조직운영의 행동기준을 제공한다. 또 조직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참여의식을 유발함으로써 조직의 활성화에 기여한다.그렇다면 잘 정립된 비전은 어떤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할까? 첫째, 막연한 꿈, 희망 또는 ‘성실, 신뢰, 노력’과 같이 너무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도전적이면서 실현가능성이 있는 목표가 제시돼야 한다. 둘째,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조직이 나가야 할 방향, 미래의 모습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비전을 통해 미래의 고객과 경쟁사가 누구인가, 미래 경쟁우위의 원천과 핵심역량은 무엇인가, 미래 수익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방향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경영진과 종업원들간에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개개인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욕을 고취할 수 있어야 한다.기업의 CEO는 이해관계자들의 힘을 모아 나갈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비전이 있는 CEO와 비전이 없는 CEO는 하늘과 땅의 차이라 할 수 있다.하지만 비전이 제시되는 것만으로 성공하지 않는다. 비전을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적절한 기대관리(Expectation Control)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 유능한 CEO가 새로 취임하면 무엇인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에 적합한 전략과 실행방안을 추진해 좋은 실적을 이뤄 나간다면 그 CEO는 기대를 충족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만 말뿐이고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면 기대는 실망으로 변한다.한편 비전과 그에 따른 전략 및 실행방안이 효과를 보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많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기대관리다. 자신의 성과를 홍보하기에 급급해 장밋빛 비전만 제시하고 비전달성을 위해 감내해야 할 고통과 시간을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하지 않아 과도한 기대를 형성하게 한다면 비전달성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기대가 큰 경우에는 실망도 크다. 기대를 크게 갖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초과해 달성했을 경우에는 그만큼 기쁨도 크다.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적이 기대수준에 미달하는 경우 해당 기업의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한국인들은 IMF 위기가 발생하기 전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라는 국가적 비전 달성에 기뻐했었다. 선진국이 다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 또는 선진국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고통과 노력을 망각했다. 소위 말하는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 것이었다. 이는 국민들에게 너무나도 큰 고통과 실망감을 안겨주었다.역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 CEO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도 빛을 보고 밝은 면을 비전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두운 터널을 헤쳐 나가는 과정은 고통스러우며, 그동안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힘을 모아 다 같이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진솔한 커뮤니케이션과 진지한 모습을 통해 기대 형성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기대관리는 어려울 때 인내할 힘을 주고 고지가 바로 저기일 때 마지막까지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