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블루사이공’의 출발은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다. 관련 자료수집과 세미나를 통해 제대로 연구된 공연이 1996년 극단 모시는 사람들에 의해 무대 위에 올려졌다. 대박이었다.전쟁이란 극한 상황 속에 던져진 김상사의 삶과 사랑을 다룬 이 뮤지컬은 제2회 뮤지컬 대상 극본상, 제20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선정심사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전원의 추천을 받아 참가했고 작품상을 수상했다. 1997년 백상 예술상 연극부문 대상, 작품상, 희곡상 등 3개 부문을 휩쓸면서 브로드웨이의 ‘미스사이공’을 능가한다는 찬사와 함께 한국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았다.이제 다시 시작한다. 5년 만에 무대에 올려졌던 이 뮤지컬은 그간 사회적ㆍ문화적 변화를 바탕으로 더욱 깊이 있는 작품으로 제작됐다. 전쟁이라는 극한적 상황과 공포, 그리고 그 안에서의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야기를 통해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처참하게 만드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마디로 베트남전쟁에 대한 진지한 역사의식은 물론이고 전쟁이 주는 광기에도 초점을 맞추었다. 완성된 뮤지컬로서는 드물게 기존 20여곡의 넘버들 외에 10여곡 이상을 새로 작곡했으며, 10여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대극장 무대에 걸맞은 무대와 구성을 통해 새로 꾸몄다.블루사이공에는 열정 가득한 배우가 넘쳐난다. 영원한 후엔 역으로 남기 위해 7년 동안 머리를 자르지 않은 강효성과 초연부터 참여해 김상사로 다시 연기를 선보이는 뮤지컬배우 이재훤 등. 자그마치 배역 오디션 경쟁률이 8대1이었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미스사이공’과 창작 뮤지컬 ‘블루사이공’은 적과의 사랑이란 소재에서 비슷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하더라도 ‘미스사이공’이 역사가 배제된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을 묘사한 데 비해 ‘블루사이공’은 한국과 베트남의 아픈 현실과 역사를 배경으로 한 가슴 아픈 사랑과 나아가 양국간 진정한 화해의 사랑을 찾고 있다.아오자이(베트남 전통의상)와 제등행렬이 춤을 추는 베트남의 환상적 민속축제와 참전용사들을 위한 위문공연단의 화려한 쇼 등은 역량 있는 안무자 서은하의 지도로 화려하고 아름답게 재현됐다. 아울러 국립극장 무대를 리얼하고 스펙터클한 정글과 전쟁터로 바꿔 놓아 베트남전쟁의 참상과 이를 겪는 사람들의 공포와 연민을 관객에게 던져주어 실제 전장의 시공간으로 이끈다. 감초 같은 코믹한 이야기가 녹아 있는 에피소드도 볼거리.빛바랜 사집첩을 열듯 과거로 가는 추억여행은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문화이벤트다.일정 : 9월7~29일장소 : 국립 해오름극장문의 : 02-766-5210영화캐릭터 - <데이브 designtimesp=22770>의 데이브대통령의 자격요건은?대통령선거가 몇 달 남지 않았다. 각 정당들은 술렁이고 있으며 신당 창당과 유력 인사 영입, 비리 들추기 등으로 다사다난하다. 아직 홍수의 피해는 완전히 가시지 않았고 그야말로 ‘국민 현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그저 대권에만 눈이 먼 정치꾼들의 작태를 보면 ‘저러니까 국가신용도가 아직도 이 모양 이 꼴이지’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 그 사람들 직업이라는 게 그런 일 하는 거니까 이해하려 해도 매일 밤 뉴스에 각 당의 대변인이라는 사람들이 나와 초등학생 말싸움 수준의 성명서를 발표하는 걸 보면 한심함을 넘어 역겹다는 생각까지 든다. 이런 예상을 미리 할 필요까지 없겠지만 다음 정권도 별 볼일 없을 것 같고 누가 대통령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들 단속 잘해야 할 거다.영화 속 대통령의 모습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그들은 젊은 여자와 음탕하게 놀아나거나(앱솔루트 파워) 도청 전문가다(닉슨). 백악관에 견학을 온 걸스카우트 소녀를 성추행하기도 하며(웩 더 독), 외계인의 총 한 방에 사라질 때도 있다(화성침공). 하지만 이 영화만은 선한 대통령이 나라를 바꿀 수 있다는 소박한 소망을 버리지 않는 것 같다. 과거 미국 민주당 스태프였으며 듀카키스 후보의 연설문을 작성했던 게리 로즈가 시나리오를 쓴 <데이브 designtimesp=22780>는 대통령과 심할 정도로 닮은 사람이 잠깐 동안이지만 정말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는 ‘기적 같은 이야기’다.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쓰러지자(여비서랑 관계 맺다가 뇌졸중으로) 측근들은 정국 안정을 위해 고민하다가 데이브를 발견한다.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던 그는 이제 미합중국을 운영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예산이라는 게 허점투성이며 주로 쓸 데 없는 데 쓰이고 있었다. 빈민들의 취업상담을 주로 해온 그는 수많은 복지정책을 통해 ‘어진 임금’의 칭송을 듣지만 그가 영원히 대통령인 척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말로 황당하지만 제발 이런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하는 <데이브 designtimesp=22781>는 작은 교훈을 준다. 대통령은 국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렇다면 한 번 보자…. 지금 대통령후보 물망에 오른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이 있나? 뭐, 말로는 국민의 고통을 잘 안다고는 하지만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줄 사람들뿐인 것 같구먼. 어디 데이브 같은 사람 없나? 히딩크처럼 대통령도 외국에서 능력 있고 청렴결백한 사람으로 모셔와? 안될 것도 없지 ….김형석ㆍ무비위크 기자 woodyme@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