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SK텔레콤 세그먼트 마케팅본부 과장‘당신과 결혼하고 싶습니다.’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TV 광고 카피다. 문희, 유지인, 김희애, 유호정, 신애라 등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던 유명 여배우 5명이 CF에 등장한다. 여배우들의 결혼식 사진이 추억이 담긴 앨범을 넘기듯 한 장씩 지나간다.배경음악은 30대 이상의 세대가 열광했던 그룹 들국화의 ‘축복합니다’. 이는 8월에 등장한 SK텔레콤이 30~49세 여성을 겨냥해 선보인 이동전화 브랜드 ‘카라’(CARA)의 광고다. 이 광고로 조현준 SK텔레콤 세그먼트 마케팅본부 과장(36)은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카라는 환희, 열정의 꽃말을 가진 칼라(Calla)꽃처럼 여성의 카리스마와 생활의 품격을 올리는 이동전화서비스로 자리잡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가장 행복했던 시점이 결혼식 날이라고 답한 여성들이 많았어요. 상품 런칭 광고 주제를 결혼으로 잡게 된 계기죠.”조과장은 이른바 ‘마케팅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가 바로 ‘TTL’과 ‘팅’(ting)의 성공신화를 창조했던 핵심인물이기 때문이다. ‘카라’ 역시 서비스 출시 한 달 만에 10만명이 가입하는 등 성공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 및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공부한 후 지난 92년 현대정공에 입사, 근무하다 95년 SK텔레콤으로 옮겼다.“상품을 개발할 때는 먼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카라 개발을 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30차례 이상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현장, 참여 관찰을 위해 생전 가지 않던 미용실과 찜질방에 간 적도 많아요. 30세 이상의 여성들은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유심히 들어보곤 했죠. 여성지도 자주 읽었습니다. 삶의 여유를 누리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원한다는 것을 파악했죠.”그는 ‘카라’의 컨셉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눴다. 미와 부, 건강, 가족. 30~49세 여성들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꾸면서도 재테크 등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가족과 본인의 건강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미용실, 홈인테리어 전문기업, 백화점, 은행 등과 제휴를 맺어 카라 멤버십 고객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키우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심리를 포착, 고객의 자녀가 외국인 또래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여성 전용 상품을 개발하며 느낀 점이 많아요. 우리나라 여성들 앞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놓여 있습니다. 35~45세 기혼여성이 자신을 위해 쓰는 한 달 평균용돈이 11만5,000원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여성들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여성들이 문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강화해나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