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르 켈레만볼보자동차코리아 상무이사“지금까지의 성과는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죠.”볼보가 한국땅에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87년. 한국에 진출한 지 15년 만에 처음으로 볼보는 7월과 8월에 월 100대 이상을 판매하는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비결을 묻자 산도르 켈레만 볼보자동차코리아 상무이사(36)는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지난 2월부터 볼보자동차코리아의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오히려 내년 전략을 설명하는 데 더 많은 비중을 뒀다.“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거두는 건 내년부터가 될 테니까요. 우선 볼보 판매망을 탄탄히 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힘쓸 생각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볼보의 이미지 개선작업이죠. 볼보 하면 ‘안전’을 떠올리지만 반면에 ‘구식’ 이미지도 큰 것 같아요. ‘안전’이라는 이미지는 그대로 가면서 ‘세련된’ 차라는 이미지를 새로 각인시켜야죠.”이런 주장은 헝가리, 스웨덴 등 여러 나라를 돌며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그가 4년간 마케팅을 책임진 고국 헝가리의 경우, 취임 초기인 95년 볼보의 연 판매량은 177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무려 1,200여대에 이른다는 것. 그는 헝가리와 한국이 문화적으로 유사점이 있어 비슷한 전략을 사용할 만하다고 말한다.“동유럽의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게 89년이죠. 헝가리 역시 문호를 개방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셈이어서 외국인에게 다소 거리를 두려는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죠. 물론 환경과 사람들이 다른 만큼 세부전략은 달리해야겠지만 말입니다.”한국 자동차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은 그의 기대를 더욱 크게 만드는 부분이다.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도로에 한국 브랜드의 차만 즐비한 것에 놀랐다는 그는 이를 한국 시장의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수많은 자동차메이커 중에서도 그가 볼보를 직장으로 택하게 된 계기는 의외로 싱거웠다. 어릴 때부터 차를 좋아해 막연히 수입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이 부러웠다는 것. 그중 ‘볼보’라는 발음이 좋았다는 게 선택 이유라면 이유라고 했다. 직원이 되면 볼보자동차를 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그는 판매사원으로 ‘볼보맨’ 생활을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3년 반 동안의 세일즈 경험은 마케팅전략가인 그에게 판매자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몸소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4년 전에 10년 후 비전을 묻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볼보의 리더로서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었죠. 4년이 흐른 지금 저는 볼보의 한국 시장 확대를 책임지고 있고 여전히 기적을 일으키려고 노력 중입니다.”하지만 그는 볼보의 기적은 혼자만의 힘으로 일으킬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볼보의 컨셉처럼 회사의 발전도 볼보 가족인 직원 전체의 힘으로 가능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