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열한국기업평가원 초대원장불모지나 다름없던 중소벤처기업 신용평가시장.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해도 제도권 신용평가기관은 재무분석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이들을 외면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는 이런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이 보다 용이해질 전망이다. 바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신용평가기관이 생겼기 때문이다.지난 11월 창립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한국기업평가원’이 그 주인공이다. “경기지방공사 사장 시절 2만7,000여곳에 이르는 경기도 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신용평가기관들의 평가업무가 상장사 등에 치중되다 보니 정작 정확한 평가를 받아야 할 중소기업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죠.”한국기업평가원 장홍열 원장(61)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재무부 기획예산관을 거쳐 한국신용정보 사장, 중소기업지원센터 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재무부(현 재정경제부로 통합)에서 28년간 근무하면서 ‘공인의식’을 몸에 익혔다.장원장이 강조하는 것도 바로 공인의식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기업평가원이 산업자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출범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신뢰성은 갖고 있지만 공신력은 ‘시장’에서 얻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중소벤처기업의 특성상 재무분석보다 기술력이 얼마나 뛰어난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자의적인 평가가 들어갈 소지가 많은 셈이죠. 따라서 개인적인 편견을 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공인의식을 갖고 일하면 신뢰는 자연스레 따라오리라 생각합니다.”현재 한국기업평가원의 인력구조는 변호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기술사 등 10여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업의 기술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절대 규모로는 기존 신용평가기관과 비교가 안된다. 따라서 장원장은 직원을 더 뽑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평소 지론인 ‘골프경영학’을 적용할 생각이다.“골프와 경영은 비슷한 점이 참 많습니다. 이를테면 좋은 경영자라면 골프채(직원) 탓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골퍼(경영자)가 어떻게 하면 이 골프채를 잘 활용할지 걱정해야 합니다.”이런 이유로 장원장은 직원을 뽑을 때 이력서보다 자기소개서를 중요하게 본다. 이력서에 치중하다 보면 편견이 생기며, 지원자의 개성은 자기소개서에 잘 묻어나기 때문이다. 앞으로 장원장은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직 상호간의 벽을 허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한국신용정보 사장 시절 일입니다. 우수한 인재들은 많았지만 이들의 개성이 강해 조화가 힘들더군요. 조직이 잘 굴러가려면 건조해져서는 안되죠. 상호간의 조화에 주력할 것입니다. 또한 이들의 업무를 간섭하기보다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