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갖고 있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모두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위해 총동원될 것입니다.”이재형 대표(country business manager·45)가 이렇게 말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의 다양한 변신은 열거하기 숨이 찰 정도. 미국 로체스터 경영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처음에는 회계법인 뉴욕 KPMG에서 공인회계사로 일했다.곧이어 매킨지컨설팅의 컨설턴트로 변신했다가 푸르덴셜증권으로 옮겼다. 이어 메릴린치증권에서부터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했다. 미국에서 쌓은 직장 경력은 여기까지. 이후 국내에 돌아와서는 현대증권 리치그룹 본부장, 피델리티투신 등 다양한 자리와 역할을 경험했다.“결과론적인 얘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종합’ 재무관리를 제대로 해내는 데 이만큼 적합한 경력도 없을 것”이라고 그는 다시 한 번 설명했다.최근 씨티그룹은 한국시장에서 PB업에 새로 진출한다고 밝히며 지난 1월1일부터 영업을 시작했고, 이대표가 그 수장을 맡았다. 많은 금융사들이 너도나도 PB업을 시작해 이제 과열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 일부에서는 PB 서비스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때문에 씨티가 새로 시장에 뛰어든다고 하자 호기심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대표는 주위의 관심과 우려를 충분히 의식하는 눈치다. “자산뿐만 아니라 부채와 투자위험까지 일괄 관리해주는 ‘신개념’ 종합재무관리”가 될 것이며 “경험해 보지 않으면 전달이 어렵겠지만 2억원 이상 예치고객을 대상으로 한 씨티은행의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와도 다르다”는 설명이었다.특히 어디서 시장을 창출해낼 것인가에 대해 이대표는 “어느 한 은행이나 특정 증권사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데는 관심이 없다”면서 “대개 자산가들은 여러 금융사에 여기저기 재산을 흩어놓고 있으며, 이를 통합해서 체계적으로 돌봐줄 필요성이 있는데 이를 충족시켜 주는 이가 없다고 호소한다.흩어져 있는 것을 한 군데로 모아두게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씨티PB의 대상 고객은 순자산(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것) 50억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사람이 될 예정이다.우리나라에서는 “웬만큼 돈 있는 사람들은 죄다 씨티은행과 거래한다더라”는 소문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씨티은행과 씨티PB는 다른 조직이긴 하지만 ‘씨티’ 브랜드와 ‘PB’는 궁합이 잘 맞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인 정서다.더구나 씨티그룹 PB는 이미 일본에서 97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이후 5년 만에 고객수가 두 배로 증가할 정도로 성공한 바 있다. 이대표는 일본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자신감에 차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