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올해 가장 중요한 사회적 트렌드는 이미 정해진 것 같다. 평범한 시민에게 수십억원의 당첨금을 안겨준 복권. 매달 쥐꼬리 같은 월급 받아가며 근근이 살아가는 샐러리맨들에게 일확천금과 벼락부자는 ‘꿈’이라기보다 이제 ‘신화’라고 불러야 마땅하다.영화 속에서도 ‘복권’은 꽤 유용하게 쓰인다. 사실 복권만큼 드라마틱한 물건도 없으니까. 복권 조작을 다룬 <럭키 넘버 designtimesp=23511>부터 마법의 복권으로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사람의 이야기 <패밀리맨 designtimesp=23512>까지 ‘복권 시네마’는 꽤 넓은 스펙트럼을 지닌다.그렇다면 <웨이킹 네드 designtimesp=23515>는 ‘복권 코미디’라고 할 수 있는데, 평범한 서민들의 미워할 수 없는 물욕을 흥겨운 분위기로 그려내고 있다.“… 지구의 63개 나라에서 수십대의 복권기계가 수백개의 공을 돌리고 있다. 당첨번호와 당락여부는 순식간에 정해진다. 당첨자에게는 인생을 영원히 바꿀 순간임에는 틀림이 없다. 운 좋은 놈들!” 이 비장한 대사가 흐르면 <웨이킹 네드 designtimesp=23518>의 배경이 되는 아일랜드 바닷가의 작은 마을이 보인다.이 동네 사람들의 작은 즐거움이 있다면 매주 토요일 밤마다 텔레비전 앞에 앉아 하나하나 결정되는 숫자 앞에서 당첨을 기원하는 것. 그들 가운데 장난기로 똘똘 뭉친 두 친구 재키와 마이클도 있다.그런데! 그날 마을의 누군가가 복권에 당첨됐고, 두 남자는 어떻게 한 번 친한 척해서 술이라도 한잔 얻어먹으려고 당첨자 찾기에 혈안이 된다. 과연 누굴까? 결국 당첨자는 바닷가에 홀로 사는 네드라는 사실이 밝혀지지만, 그는 복권을 손에 쥐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후였다. 선택의 기로에 선 재키와 마이클. 그냥 복권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네드인 척 가장해서 총 120억원에 달하는 복금을 타낼 것인가.고민하던 그날 밤, 재키의 꿈속에 나타난 네드! 이건 분명 신의 계시라고 생각한 재키는 어마어마한 흉계(!)를 생각해낸다. 네드의 장례식장에 나타난 복권회사 직원을 속이기 위해(네드는 안 죽었어요!) 멀쩡히 살아 있는 친구 마이클을 망자로 만들어 그의 장례식을 치른다. 마을 사람들이 가만히 있었겠냐고? 당연하지! 이 일만 성공하면 모두 나눠가지기로 했으니까!그러나 이들 중에서도 돈을 더 챙기려는 주민이 나타나고, 일은 꼬이고 또 꼬이고 거기서 한 번 더 꼬이고…. 하지만 영화는 너무나 평범하면서 소중한 교훈으로 끝난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게 많다는. 사랑, 친구, 소박함….이런 것들이 인생에서는 진정으로 중요하다는. 만약 당신이 복권에 당첨돼 팔자 고치더라도 이 사실은 잊지 말자. 돈이 전부는 아니며, 복권 고액 당첨자 대부분이 불행한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이 주의 문화행사디디 브리지워터 트리오3월5일(수)/오후 8시/LG아트센터/R석 6만원, S석 5만원,A석 3만원팝과 뮤지컬까지 섭렵해 ‘21세기 재즈의 엔터테이너’라고 일컬어지는 재즈 보컬리스트 디디 브리지워터의 내한공연.아이라 콜맨(베이스)과 브루스 콕스(드럼), 티에리 엘리즈(피아노) 트리오가 재즈의 진수를 선보인다.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는 ‘재즈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리는 엘라 피츠제럴드의 추모앨범인 에 수록된 곡들로 이뤄질 예정이다. 는 1996년 세상을 떠난 피츠제럴드를 추모하기 위해 1997년 디디 브리지워터가 발매한 것으로 그래미상을 받은 바 있다. (02-2005-0114)뮤지컬 드라마 ‘장보고’ = 2월22일~3월16일.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의 모가도르 극장에서 공연됐던 <해상왕 장보고 designtimesp=23553>가 한국팬들을 위해 막을 올린다. 동양식 오페라와 서구적 뮤지컬의 결합을 통해 탄생한 창작뮤지컬. (02-762-6194)붓다를 훔친 도둑 = 3월2일까지 알과 핵 소극장. 스님의 일상을 담은 연극. 인간의 진정한 행복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극단 예삶. 원철 스님 작, 송미숙 연출. 이호재 김익태 김종구 출연. (02-357-5355)움직이는 정물 = 3월2일까지 두아트 갤러리. 정광호 김동유 배준성 송영화 한수정 황혜선 등 젊은 작가들이 펼치는 전시회. (02-737-2505)캣츠 = 3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빅4’ 뮤지컬 중 하나.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동화적 환상을 인간세상의 원초적 주제와 결합시킨 작품.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