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후 단기산승 기대, 장기전망은 '부정적'

지난주(3월7~13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4.2%와 5.2% 하락했다. 이제 종합주가지수 500선이 위협받고 있다. 주요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힘겹게나마 지지되고 있지만 SK글로벌 분식회계 문제로 SK계열사 및 은행과 증권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지난주는 대외여건 악화에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중첩됐다. 이에 따라 주가하락뿐만 아니라 원화, 채권가격 등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금융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위험요인으로 시장참여자들의 심리적 불안이 최악의 상황에 이른 느낌이다.이런 심리적 불안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는 크게 두 가지다. 최근 환율상승의 경우 북한 핵문제가 가장 큰 리스크다. 여기에 무역수지 적자, 외국인 순매도, 달러 보유심리, 그리고 투기적 요인이 동시에 나타난 결과다.1,300원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채권가격의 하락은 SK글로벌에 의해 야기된 돌발악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채권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풍부한 시중유동성이 단기화되면서 채권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시됐던 신용위험과 물가상승 요인이 반영되며 제자리를 찾는 과정으로 판단된다. 다만 과매도(오버슈팅) 과정이 진정된 이후에는 5%대(국고채 3년물 기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주식시장은 이러한 국내외 위험요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우선 대외여건의 변화가 필요하며 분기점은 다음주(3월14~20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라크전쟁 발발과 그 이후 유가하락이 관건인 셈이다.유가가 하락할 경우 단기적인 주가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SK그룹 문제는 대우사태와는 그 규모나 원인에 있어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시장참여자들의 심리적 안정이 더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채권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그럴 경우 채권시장 불안이 장기간 지속될 문제는 아니다.그러나 위험이 해소되는 데 적잖은 시간이 필요한 사안도 있다. 첫째, 북한 핵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둘째, SK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시장개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개별기업의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이는 당분간 주식시장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셋째, 고유가와 세계경기의 위축 등 대외여건의 악재가 지속된다면 국내 경기침체 여부가 추가적인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현재 주식시장은 전쟁리스크와 중첩된 대내외 악재로 최악의 심리상태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다면 반등도 가능한 시점이다. 그러나 이제는 전쟁에서 펀더멘털 리스크로 투자의 초점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향후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해외경제지표앞으로 발표될 주요 행사 및 경제지표는 크게 세 가지. 우선 3월18일 발표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와 내구재주문(3월26일), 그리고 소비자신뢰지수(3월28일)이다.특히 내구재주문은 미국의 산업경기를 미리 알 수 있는 지표란 점과 우리나라 수출의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란 점에서 중요하다. 최근 이 지표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에 증가했다면 다음달에는 감소하는 식이다.지난 1월 내구재주문이 예상보다 높은 증가폭(3.3%)을 보였음을 감안하면 2월의 내구재주문은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류승선ㆍ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원 ssryu@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