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후 펀더멘털 우려로 주가 회귀할 듯, 2분기에도 약세장 지속전망
지난주(3월21~27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4%와 1.7% 하락했다. 전쟁 발발에 따른 불확실성 제거라는 기대감이 일주일도 버티지 못한 셈이다. 업종별로는 반등폭이 컸던 은행(-8.3%), 증권(-6.3%), 운수창고(-7.6%)의 하락폭이 컸다. 반면 건설, 인터넷, 제약업종의 주가는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갔다.결국 주식시장이 앞서간 것 같다. 전쟁개시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리진 것은 분명 호재였다. 유가도 단기간에 급락했다. 그러나 ‘전쟁개시 → 단기승전 → 증시랠리’라는 기대는 점점 우려로 변해가고 있다. 유가도 이를 반영해 29달러까지 재차 올랐다.주가는 단기상승에 그치고 다시 하락하고 있다.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전쟁의 결과에 대해 미리 예상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다. 둘째, 91년 걸프전에 최근 상황을 맞추려는 접근도 문제다. 그당시에는 전쟁 프리미엄 이외에는 유가상승 요인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급상 유가상승 요인이 혼재돼 있다.셋째, 미국의 경제상황도 다르다. 경기침체를 벗어나려는 상황은 유사하지만 지금은 거품붕괴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도덕적 리더십이 문제다. 걸프전 당시 미국의 군사행동은 전세계의 지지를 받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그러면 전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종결된 이후 세계 및 한국증시는 상승세로 반전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기에는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전망이 너무나 불투명하다. 우선 미국경기의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지난주 발표된 2월 내구재주문과 신규주택착공건수는 전월 대비 감소했다. 버팀목이었던 소비와 부동산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판단된다. 또한 쌍둥이 적자가 예상보다 심각하다.의회 예산국은 올해 회계연도 재정적자 규모가 2,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전쟁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이다. 결국 전쟁 이후 미국경제 회복의 구조적인 걸림돌이다.한편 올해 한국경제는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제성장률이 4%에도 못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출의 상승모멘텀이 꺾였다. 또한 내수, 소비위축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한 가계부채, 특히 신용카드 관련 부채의 해결과정에서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결국 한국증시는 전쟁의 결과가 가시화되기까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경기악화를 감안하면 증시의 상승전환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 따라서 2분기에도 약세장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 투자전략을 권한다. 업종별로는 구조적 성장성과 수익성 확보에 성공한 인터넷 관련주가 유망해 보인다.해외경제지표4월 초 발표될 주요지표 및 행사는 미국 3월 ISM지수와 유럽연합중앙은행(ECB) 정책이사회, 미국 3월 고용지표 및 3월 소매판매 등이다. 이들 경제지표는 3월에 비해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펀더멘털이 개선됐다기보다 3월 수치가 워낙 좋지 않은 탓이 크다. 따라서 지속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시작된 시점이고, 앞으로 전쟁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생산 및 고용 등 중요도가 높은 지표의 개선여부를 속단하기는 어려울 듯하다.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인 그린스펀이 특별히 고용지표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는 이 지표를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류승선ㆍ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원 ssryu@miraeasset.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