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경기회복 기대로 2분기 주가 오른다

주식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미국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최근의 논의는 미국경기가 물가하락으로 위축되는 디플레이션(디플레)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에 모아지고 있다.디플레가 대체로 불황기에 나타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점 때문에 최근 증권사들은 국내 주가지수 예상치를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봄은 왔지만 증권가는 여전히 겨울”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도 돌고 있다.그렇다면 앞으로 희망은 없는 것일까. 김영호 대우증권 투자분석팀장(37)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분명 희망의 씨앗은 있다. 바로 리플레이션(리플레) 덕분이다. 이는 물가하락기에 경기가 ‘반짝’ 상승하는 것을 뜻한다. 구조적으로 미국은 경기 하락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리플레’는 분명히 나올 수 있고 이를 이용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주장이다.미국이 디플레이션을 겪을 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합니다.제가 볼 때는 미국이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지난 10년간 미국경기 호황의 부작용 때문이죠. 호황을 주도했던 것은 생활수준을 뛰어넘는 소비였습니다. 최근 소비가 줄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큰 문제죠.기업의 설비투자 위축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또한 재고도 더욱 쌓일 것입니다. 기업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단기간에 치유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적어도 앞으로 10년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국내 증시가 2분기에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근거는 무엇입니까.바로 리플레 덕분입니다. 불황이더라도 경기가 일직선으로 추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황을 막기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 등으로 일시적인 회복 국면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죠. 일본 주식시장이 좋은 예입니다.92년 중반 일본정부가 경기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재정 및 금융정책을 본격적으로 펴자 리플레이션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국내도 비슷한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올해 4분기에는 이런 리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날 듯합니다. 주가가 경기에 4~5개월 앞선다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주가는 상승세를 탈 확률이 높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일단 2분기 중반에는 지난 연말 주가 수준인 720을 뚫는 시도를 할 것 같습니다.아울러 북핵문제가 조속히 해결된다면 100포인트 정도는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지난 연말 북핵문제가 터졌을 때 주가지수가 100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당시 북핵문제를 제외하곤 별다른 이슈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지수에 있어 북핵의 영향력은 약 100포인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820 정도까지도 오를 수 있죠.현재로서는 별다른 경기부양책을 내놓지는 않는 듯합니다.불황기에 정부가 펼 수 있는 정책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금리인하와 재정확대죠. 문제는 현재 상황이 정책을 펼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만일 수요침체가 문제라면 금리를 인하하는 등의 정책을 펼 수 있습니다.그러나 현재 국내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다분히 유가상승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공급측면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마땅히 내놓을 수 있는 정책수단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유일한 희망은 이라크전쟁의 조기종결입니다. 유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하반기 집행 예정 예산을 조기에 당겨쓰는 등 경기추락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국내 경제가 워낙 미국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미국의 상황도 매우 궁금합니다.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그린스펀 의장은 요즘 딜레마에 빠진 상황입니다. 일단 미국이 전쟁상황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전쟁비용을 벌충하기 위해 정부가 채권을 발행하면 장기금리는 분명히 상승합니다.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이 투자를 늘리기가 힘들죠. 따라서 경기가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에 그린스펀 의장은 금리를 언제 인하할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예전과 같은 0.5% 정도 인하하는 것은 불가능할 듯합니다.현재 미국 정책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이죠.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금리를 내리는 것이 경기를 살리는 데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이라크전쟁이 끝나면 기업들이 미뤄왔던 투자를 늘릴 것입니다. 정책에다 투자증가까지 합쳐 리플레이션이 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을까요.일단 당분간은 시장의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기에 공격적 매매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라크전쟁 및 북핵문제의 해소, 리플레이션 기대감 등을 겨냥해 매매한다면 우선 IT업종이 유망해 보입니다.미국 애널리스트들이 자국의 IT기업의 예상실적을 2개월 연속 상향조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산업도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호재죠. 다음으로 비철금속과 같은 경기순환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이클상 회복국면에 있기 때문입니다.마지막으로 시장이 아직 불안하다고 생각한다면 제약업종과 같은 경기방어주에도 관심을 두는 것이 괜찮습니다. 반면 금융업종에 대한 투자는 무리하다고 판단합니다. 일단 기업수익이 증가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이 줄었고 외국인들이 카드채 문제로 국내 금융시스템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돋보기 / 상계관세 - 마이크론과 인피니온의 잘못된 선택?반도체업계 부정적 영향 미칠 가능성 크다요즘 주식시장의 화두는 ‘하이닉스반도체의 상계관세 부과’다. 미국 상무부가 하이닉스에 대한 한국정부의 지원을 이유로 57.37%에 달하는 상계관세 부과를 예비판정했다는 것이 골자다.이와 관련해 김경모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상계관세 부과가 반도체업계에 미칠 파장을 분석했다. 김애널리스트는 “일단은 하이닉스가 미국 유진공장의 생산량을 최대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동남아쪽으로 출하물량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다.결국 상계관세 부과 전보다 판매에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오는 4월 말에는 유럽연합(EU)에서도 상계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란 점도 악재다.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아시아시장에 하이닉스의 생산물이 뿌려진다면 대만 현물시장의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 부분이 주식시장이 걱정하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장기공급가격도 떨어질 가능성이 커 반도체업계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