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 국내 금융불안 악화시 주식시장 레벨다운 가능성
지난주(3월28일~4월3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7%와 0.7%의 등락률을 기록했다. 전황의 불확실성에 따라 주식시장도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외국인투자가의 매물을 견디지 못하고 은행(-8.2%), 전기전자(-4.8%)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대외영향을 덜 받으며 경기방어적인 건설(9.1%), 의약(7.8%), 통신(5.6%), 전기가스(5.0%)는 상승했다.개전 이후 주식시장은 이라크전쟁에 일희일비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제는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펀더멘털 요인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증권 리서치센터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당초 5.5%에서 3.6%로 하향 수정했다. 경기 저점도 2분기에서 3분기로 늦췄다.한국경제는 당초 예상한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경기침체의 가장 큰 이유는 소비위축이다. 소비가 예상보다 위축될 수 있는 배경은 크게 다섯 가지다.첫째,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약화됐다.둘째, 자산가격 하락에 따라 소비가 줄어드는 소위 ‘역자산 효과’(Negative Wealth Effect)를 들 수 있다.셋째, 고용구조의 불안정과 소득불균형에 따라 소비기반은 취약해졌다. 넷째,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불안요인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됐다. 마지막으로 가계부채의 과도한 증가와 이에 따른 개인의 신용위험 확대 등을 들 수 있다.특히 마지막 경우가 소비위축의 가장 큰 요인으로 판단된다. 한편 기업들의 이익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우리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 2월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이익을 연초 대비 약 18% 줄였다. 국내 기업 이익을 대표하는 빅6(삼성전자, SK텔레콤, KT, 한국전력, POSCO, 현대차)의 올해 이익전망도 지난해 6월 고점 대비 약 15% 하향조정됐다.이런 이익전망 하향추세는 국내 기업 전체에 걸쳐 추가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외부환경의 급격한 호전이 이뤄지지 않는 한 기업이익전망 하향조정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시장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 있지만 아직은 약세장에 대한 시각을 바꿀 단계는 아니다. 아직도 기업의 이익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라크전의 장기화와 유가의 재상승, 그리고 북핵문제와 국내 금융불안 등의 시장충격이 가해질 경우 주식시장은 한 단계 레벨다운할 가능성도 있다.반등폭 역시 기술적인 반등수준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기업의 펀더멘털 악화는 점차 현실화 돼가고 있고 이러한 상황하에서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것은 리스크가 매우 큰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당분간은 보수적인 매매를 권한다.해외경제지표4월 중순 발표될 중요한 해외경제지표는 크게 두 가지다. 미국 3월 소매판매(11일) 및 3월 산업생산(15일)이 그것이다. 생산과 소비 등 미국의 펀더멘털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지표다.3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다소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매판매의 25%를 차지하는 자동차판매가 3월에 5% 정도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증가 지속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원유가 상승, 달러화 가치 하락, 고용시장 회복 지연 등 소비관련 펀더멘털이 열악해서다.3월 산업생산은 지난 두 달간의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하고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생산과 동행하는 ISM지수가 50 미만으로 산업경기 불황을 의미하는 영역으로 진입했기 때문이다.류승선ㆍ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원 ssryu@miraeasset.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