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후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 부각될 듯...신중한 매매전략 필요

지난주(4월4~10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6.0%와 5.3% 상승했다. 카드채에 대한 금융시장 안정대책 발표와 이라크전쟁의 조기 종전 기대감이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주 미국 주식시장은 전쟁과 관련된 소식에도 불구하고 소폭 하락했다.투자자들은 이라크전쟁 이후 세계경제와 주식시장의 판도변화에 주목하며 숨을 고르고 있다. 미국의 전쟁승리 후 유가급락과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 그리고 한편으로는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 가능성 등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세계 주가가 상승으로 반전할 수 있는 필요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을 토대로 하면 이번 주식시장의 상승폭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아직 이르다. 전쟁 이후에 다시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종전을 감안하더라도 미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시장의 예상치가 2.2%로 다시 하향조정됐다.특히 소비와 부동산경기 관련 지표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1분기 기업 이익도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 둘째, 국내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지난주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4.1%와 4.2%로 하향조정했다.특히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 셋째, 국제유가의 급락도 속단하기 어렵다. 수급이 여유롭지 못하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넷째, 카드채 문제로 야기된 금융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정부의 적절한 대응으로 외관상 진정됐을 뿐이다. 급증한 가계부채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경제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동성에 의한 상승전환이 가능할 것인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지난주 초 소폭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아직도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세계증시와 방향성을 같이 하는 특성으로 보면 아직 세계증시의 랠리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카드채 문제로 야기된 금융시장 불안, 경기위축, 북핵문제, 그리고 이와 연계된 신용등급 결정 등의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다.그리고 채권시장 불안으로 유출된 머니마킷펀드(MMF) 자금이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감내해야 할 리스크가 아직 크고 기간도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이번주(4월11~17일)에도 세계증시는 미국의 전쟁승리라는 재료로 추가적으로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반등이 추세반전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침체를 반영해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시장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해외경제지표4월 중후반 주목할 경제지표로는 15일 발표될 미국 3월 산업생산과 25일로 예정된 미국 1분기 GDP 성장률 수치다. 3월 산업생산은 지난 두 달간의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하고 재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산업생산과 동행하는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가 50 미만(산업경기 불황을 의미)으로 진입한 점이 큰 이유다. 아울러 ISM 지수가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모두 50 이하로 추락하며 미국경제의 더블딥(경기 재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산업생산 지표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한편 1분기 GDP 성장률은 지난 해 4분기보다 소폭 둔화돼 1.5%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GDP 구성요소 중 투자 및 재고의 기여도는 지난 4분기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류승선ㆍ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원 ssryu@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