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1호에서 사례를 든 K씨(45)가 구체적으로 어느 금융상품을 택했는지 볼 차례다. K씨는 연 11%의 수익을 달성해야 하고, 그래서 금융자산을 성장형에 70~90%, 안정형에 10~30%, 유동성에 5~10%씩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전문가와 상의해 투자상품을 골랐다. 다만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금융상품을 전부 비교 검토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필자가 다니고 있는 은행에서 판매되는 것 가운데 골랐다. (일반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 등 여러 금융사들도 이 펀드들을 판매하고 있다.)우선 성장형 자산에 투자한 70~90%는 PCA투신의 B성장형 펀드, 템플턴투신의 G성장형 펀드, LG투신의 B배당주 펀드에 나눠넣기로 했다.PCA투신 펀드의 경우 약 20.58%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준 시점 2003년 3월31일) 연간 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11.9%가 된다. 물론 과거 실적이 앞으로도 계속 지켜지리라는 보장은 없어 변동성이나 위험을 감안해야 하지만, 저금리시대에 약 2년을 투자해 10% 가까운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면 충분히 선택할 가치가 있다.또 이전에 살펴본 대로 장기투자를 하면 변동성과 위험성도 낮아진다. 이 펀드의 표준편차(변동성)는 31인데, 이는 과거 수익률이 평균 약 10% 라고 가정할 때 미래 수익률이 +41%와 -21% 사이에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템플턴투신 펀드의 경우 변동성은 27이고 99년 6월 운용을 시작한 이래 누적수익률이 약 33%를 기록하고 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7.8%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이 두 펀드는 모두 가치주에 투자한다. 우량종목 바스켓을 구성한 후 저평가된 주식을 투자해 시장보다 나은 수익을 추구하는 운용스타일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LG투신의 배당주펀드는 변동성은 9이고 2001년 10월 설정된 이후 15.48%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연간수익률로 환산하면 10.2%다.안정형 상품에 투자하기로 한 자산의 10~30%는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으면 된다. 그래서 템플턴투신의 T국공채형 펀드를 골랐다. (변동성 0.74, 2001년 6월 설정, 누적수익률 5.23%, 연환산 5.18%)유동성을 목적으로 하는 5~10%의 자산은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나 RP(환매조건부채권)로 투자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MMDA나 RP는 3~4%의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입출금이 자유롭다.‘따라하기식 투자’는 금물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처럼, 이제 4%대인 은행 정기예금금리로 재산을 늘리는 것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됐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3월 저축성예금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밑돌았다고 한다.이런 저금리 상황에서, 그리고 요즘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도대체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지 감을 못잡겠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 되풀이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아예 틀부터 바꿔야 한다.지금까지 K씨의 사례를 통해 간략하게 자산배분 과정과 자산배분안을 살펴봤다. 일반인들이 이런 내용들을 모두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이제는 ‘요즘 이 상품이 좋다더라’며 투자하는 방식은 버려야 한다.자신의 재무상황과 미래계획을 토대로 예산계획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목표를 수립한다. 그후에 투자기간과 리스크 수용 정도, 기대수익을 정하고, 자신의 상황과 재무목표에 맞는 상품을 운용사정보와 펀드정보 등을 감안해 신중히 선택한 다음 시장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꾸준히 장기적으로, 그리고 정기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자신의 생애 재무관리를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