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주가 100포인트 상승… 사스 등 국내외 악재는 여전

지난주(4월11~17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6.1%와 7.7%가 상승했다. 3월17일 저점인 512 이후 한 달 만에 100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주식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것일까. 네 가지 관점에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첫째, 시장상황이 과거 상승 초기국면의 패턴과 비슷하다.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있고 상승종목을 하락종목으로 나눈 등락비율(ADR)이 9ㆍ11테러 이후에 전개된 상승 초기국면보다도 높다. 건설, 증권, 운수창고, 기계 등 전통적으로 강세장 초기국면에서 많이 오르는 업종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둘째, 국제유가가 하락했고 반도체가격도 안정되고 있다. 북핵문제가 3자회담 형태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고 이에 따라 원화도 안정됐다.셋째, 미국증시가 3월12일을 저점으로 상승해서 하방경직성을 유지하고 있다.넷째,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3월 이후 3조원 가까이 증가했고 주식형 수익증권 설정액도 9,000억원이 늘어났다.그러면 강세장으로 전환한 것인가. 제한적인 유동성에 의한 반등국면일 가능성이 높다. 경기 바닥국면에서 나타나는 본격적인 금융장세의 성격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그 이유는 당분간 국내 경기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2~3분기에 경기가 본격적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수출의 경우 2분기부터 하강 모멘텀이 나타나고 있다.특히 아시아경제에 드리워진 사스의 영향은 수출에 새로운 악재다. 올해 들어 소비도 본격적으로 위축되기 시작했다. 가계부채 부실의 해소가 필요한 상황에서 소비진작을 위한 정책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더욱이 미국경제도 더블딥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둔화세가 뚜렷하다. 특히 고용여건이 악화되고 과잉설비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이라크전이 마무리되고 있지만 1991년 걸프전 이후보다 경기회복이 더딜 전망이다.외환위기 이후 두 번의 강세장에서 유동성 보강의 실체가 외국인이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없이 국내 유동성만으로 지수가 상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간 교역조건지수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사실이다. (그래프참조)대내외 가격변수의 개선은 주가상승에 충분히 반영된 셈이다. 주가의 추가상승이 가능하려면 유가의 급락과 반도체가격의 상승이라는 호재가 더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격도(20일)나 스토캐스틱, RSI(상대강도지수) 등 기술적 지표는 과열신호를 보내고 있다.결국 국내외 여건이 일부 개선됨에 따라 주가의 하방경직성은 확보되고 있다. 그러나 펀더멘털 요인을 감안하면 국내증시가 강세장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해외경제지표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발표될 가장 중요한 미국 경제지표로는 4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5월1일)와 4월 고용지표(5월2일)를 들 수 있다.ISM제조업지수는 지난 3월 46.0을 기록하며 산업경기 더블딥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켰다. 하지만 4월은 지난 3월에 비해 소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수 50 이상의 경기회복을 가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지난 3월 하락에 대한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4월 고용지표의 경우 실업률은 소폭 상승하고 취업자수는 그동안의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다소 혼재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5월 첫주 발표될 경제지표는 의미 있는 전환 시그널을 제공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류승선ㆍ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원 ssryu@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