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게 느껴졌던 종신보험도 이제는 익숙하지 않습니까. 이 상품의 개념도 곧 자리잡게 될 겁니다.”올해 초 ING생명보험에서 출시된 무배당 다이렉트 정기보험에 대해 개발주역인 김성림 상품개발부 차장은 먼저 자신감을 나타냈다.피보험자가 사망해야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은 한국인의 정서에는 잘 맞지 않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보험회사들이 앞다퉈 종신보험을 ‘가족사랑의 실천’이라는 컨셉으로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자리를 잡아갔던 것.다이렉트 정기보험은 전화로만 가입할 수 있는 텔레마케팅(TM) 전용 상품이다. 최근 TM상품은 보험사들의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암, 상해, 질병, 어린이보험 등 일부 보장성 보험만이 판매대상이다. 따라서 다이렉트 정기보험은 TM보험의 새로운 수요를 일으키는 상품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콜센터 오픈 앞두고 상품기획 시작이 상품의 탄생은 지난해 새로 문을 연 콜센터(다이렉트 채널)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해 11월 ING생명은 고객전용콜센터를 오픈했다.다이렉트 정기보험은 바로 이 콜센터가 문을 열기도 전인 지난해 가을부터 논의를 시작해 만든 상품이다.콜센터의 컨셉은 ‘재정설계를 가볍게 하자’(Financial Planning Light). 따라서 이 컨셉에 맞는 상품을 콜센터 오픈과 함께 출시하기 위해 상품개발부와 다이렉트 채널 담당자들은 수도 없이 모여 회의했다.생명보험 TM상품을 전문적으로 컨설팅하는 회사의 조언도 구해봤다. 다른 회사들처럼 ‘암보험’으로 무난하게 시작하라는 컨설팅사의 판단은 왠지 못마땅했다. 직원들간에 아이디어를 담은 e메일도 수없이 주고받았다.그러던 중 김상희 다이렉트채널 부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통계자료를 검토하다 젊은층일수록 질병보다 사고로 사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연령대에 따라 보장내용이 다른 정기보험을 TM상품으로 만들어보자는 김부장의 아이디어에서 이 상품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따라서 이 상품은 정기보험의 일반적인 특징을 지니면서 연령대에 따라 만족도를 달리하는 특징이 있다.연령대가 낮을수록 일반 사망 비율보다 재해 사망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이에 따른 보험료 지급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활동시기에 따라 보험료가 체증 지급된다.예를 들어 주계약 5,000만원으로 가입한 경우 40세 이전에 사망하면 약정한 5,000만원을 지급받고 40~50세에 사망하면 7,000만원을 지급받는다. 50세 이상부터 보험만기일까지는 1억원이 지급된다. 만약 재해로 사망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1억원이 지급된다.이 상품의 주요 타깃은 20~30대의 젊은층이다. 최근 노후재테크의 하나로 종신보험이 각광받고 있지만 젊은층에게는 보험료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지출비용 중 보험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지 않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상품이다. 특히 일정기간 이후에 종신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100석 규모인 이 회사 콜센터의 텔레마케터는 4월 중순 현재 40여명에 불과하다. 김정열 상품개발부 부장은 “우리는 TM센터를 ‘이제 막 알에서 나온 병아리’라고 표현하곤 한다”며 “우리 회사의 텔레마케터들이 스카우트 대상 1호가 될 수 있도록 좋은 상품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정기보험과 종신보험종신보험이 말 그대로 ‘종신’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라면 정기보험은 60, 70세 등 보장기간이 정해져 있는 상품이다.정기보험은 사고나 질병 등 사망원인에 관계없이 보험금을 받는다는 점에서 종신보험과 같지만 보장기간이 다르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 기간의 차이는 보험료의 차이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종신보험은 보험금 1억원을 기준으로 할 때 월보험료가 10만원을 넘지만 정기보험은 대략 5만~7만원대이다.단 정기보험은 보험기간이 만료되면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험기간이 60세까지이면 60세 이전에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으면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지만 60세 이후에는 보장받을 수 없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정기간 이후에 종신보험으로 전환되는 정기보험을 판매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