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중남부 도시 생모리츠(St. Mori-tz). 알프스의 산을 등지면서 넓은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는 그림 같은 풍경으로 만나는 이 작은 도시는 연중 고른 기후 와 풍부한 햇볕을 독차지하고 있다.1년 365일 가운데 320일 이상 맑고 투명한 햇살이 내리쬐는 까닭에 스위스의 대표적인 휴양마을 가운데 하나. 무엇보다 생모리츠는 가장 안락한 휴양과 노후를 위해 유럽과 세계에서 찾아든 부호들 덕분에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맑은 공기와 푸근한 햇살, 그리고 마을을 감싸고 있는 알프스를 즐기려 그들은 사계절 언제고 생모리츠로 모여든다.여름이면 요트와 하이킹, 승마, 클래식 카 경주에 몰두하고 겨울이면 천혜의 슬로프에서 스키를, 눈썰매와 컬링 등으로 여유를 만끽한다. 동계올림픽을 두 번이나 개최한 도시이니만큼 겨울 스포츠 마니아들을 위한 인프라는 완벽에 가까운 수준.이들의 취향에 맞춰 도시의 주요 거리에는 세계적 명품점들이 도열해 있다. 도시를 관통하는 도로로 줄지어 지나가는 고급 승용차와 스포츠카들 역시 생모리츠의 분위기를 잘 말해주는 광경.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많은 고급호텔들이 생 모리츠를 찾는 부호와 귀족, 여행자들을 맞아들이는 데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호텔리어 교육의 메카로 불리는 스위스에서도 손꼽히는 호텔학교들이 이 도시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특히 호텔의 등급 매기기에 인색하다는 유럽인들조차도 최고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은 5성급 호텔이 다섯 곳이나 자리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러 찾는다는 팔레스호텔을 비롯해 쿰, 칼톤, 켐핀스키 그랜드, 시브레타하우스 등이 그곳이다.대부분 고성이나 저택의 외관을 빌려서 웅장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모던함을 강조하며 비즈니스맨들에게 유난히 인기 있는 곳을 들라면 단연 쿰호텔이다.로마네스크풍으로 지어진 쿰호텔은 그리스나 로마의 신전을 떠올리게 하는 열주와 직선이 조화를 이루는 외관을 자랑한다. 1856년에 지어져 생모리츠 유수의 호텔들 가운데서도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고급호텔들이 호수 주변이나 중앙도로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산기슭과 마을의 경계지역에 자리하고 있다.외관은 여느 5성급 호텔에 비해 소박해 보일지 모르지만 로비에 들어서면 대리석과 원목으로 마감된 중앙계단과 홀이 모습을 드러낸다.입구에서 로비라운지까지는 또 하나의 문을 두며 외부와의 소음을 이중으로 차단해 투숙객들의 휴식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최소화했다. 거대한 금장 샹들리에와 이 문을 지나면 대리석 열주 사이에 자리한 라운지가 모습을 드러낸다.실크벽지와 벽난로가 따뜻함과 은은함을 전하며 바로크풍의 가구들이 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귀족의 살롱을 재현해 놓은 듯한 바와 소연회장은 짙은 원목의 톤이 더해져 품위를 채웠다. 오후 8시 이후 메인레스토랑을 비롯한 이들 공간에서 남자는 정장차림, 여자는 이브닝드레스차림이 요구된다.180개의 룸은 모두 네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스탠더드, 슈페리어, 디럭스, 스위트 등이 숲과 호수를 향하고 있고 위성 라디오와 미니바, 안전 금고, 위성 TV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모든 룸에는 팩스와 인터넷용 모뎀이 설치돼 있다.생 모리츠가 여느 오랜 호텔들에 비해 고풍스러움과 현대적인 편리함이 잘 어우러진 곳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하루 두 번 객실을 돌봐주는 서비스도 인상적이다.최첨단 시설의 비즈니스센터와 회의장을 갖추고 있어 기업체 세미나와 국제회의가 종종 열린다. 이 지역 내 호텔들 가운데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스파는 해수의 염분과 수압을 이용해 원기를 북돋워 주는 정통 탈라소 테라피를 마련한다.여성을 위해서는 사해에서 직접 공수해 온 진흙을 이용한 머드팩을 비롯해 스웨덴식 마사지, 해초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내수영장은 알프스의 산세가 시원하게 펼쳐지도록 한쪽을 전면유리로 틔워 놓았다.파노라마식 전망을 내놓아 마치 스위스의 자연이 눈앞에 펼쳐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어떤 목적으로 생 모리츠를 찾아도 실망스럽지 않은 휴식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여행메모생모리츠 가는 길 : 스위스 취리히까지 대한항공이 화ㆍ수ㆍ토요일 주3회 직항편을 운항한다. 스위스에어라인스의 경우 홍콩과 베이징을 경유해 취리히로 갈 수 있다. 홍콩에서는 매일, 베이징에서는 월요일과 수요일을 제외한 주5회 직항편이 마련돼 있다. (대한항공 1588-2001, 스위스 에어라인스 02-757-8901~3)취리히에서는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 생모리츠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쿠어까지 간 다음 래티시반으로 갈아타고 들어간다. 취리히역에서부터 소요시간은 3시간30분 정도.글ㆍ남기환 월드콤 여행기자 worldcom@worldpr.co.kr사진ㆍ지호영 KaMP / 취재협조·스위스정부관광청 서울사무소(02-739-0034, www.myswitzerlan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