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직장인 중 아침을 거르지 않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대기업 사보 등 여러 곳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침식사를 교적 잘 챙겨먹는 비율이 30%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렇게 비어 있는 시장을 겨냥해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관심을 끌어온 분야가 바로 아침식사 시장이다. 하지만 아침식사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건 최근 2~3년의 일이다. 특히 프랜차이즈와 결합되면서 빠른 속도로 늘어나며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아침식사 관련사업은 대부분 배달사업이다. 가정 혹은 직장으로 다양한 종류의 아침식사를 배달해준다. 국만 전문으로 배달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직장으로 김밥과 죽 종류를 번갈아 배달하는 업체도 있다.아침에는 입맛이 깔깔해 일반 음식을 먹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 과일이나 샐러드를 배달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우리 몸에 좋은 고기능성 원료를 첨가한 기능성 죽배달사업도 등장했다아침식사배달사업이 창업자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첫째, 일반 외식업과 달리 조리시설 등을 갖출 필요가 없다는 점. 본사의 제조공장 또는 센트럴치킨에서 생산한 상품을 공급받아 배달만 하면 된다. 소호형 사업이라 투자비가 적다는 것도 매력. 또 일반 외식업소와 달리 한 번 가입한 회원은 장기적으로 고정고객이 될 확률이 높다는 점도 매력 요소 중 하나다.하지만 소호형 사업이라는 점 때문에 사업 초기에 영업을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또 아침식사 시장이 수요자 못지않게 공급자 요인에 의해 급성장한 측면이 있으므로 소비자들의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홍보 전략도 중요하다.업체들마다 취급하는 상품도 다르고 같은 상품이라고 해도 제조공정이나 품질이 다르므로 체인 본사를 선택하는 문제도 다른 사업에 비해서 까다롭다. 상품수급을 전적으로 본사에 의존하므로 본사를 잘 선택해야 하는 것.경기도 분당에서 국배달 사업을 하는 김동섭씨(28)는 아침식사배달사업의 특징을 파악, 이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다.정보통신회사에서 3년간 근무한 김씨는 지난해 11월 지인의 소개로 국배달사업을 알게 됐다. 창업에 든 비용은 가맹비 겸 보증금으로 1,000만원 정도였다. 배달용 차량은 자신의 차를 활용했다. 첫 달에 20~30명으로 시작했던 회원수가 현재 200명에 달한다.김씨가 이처럼 단기간에 많은 회원을 모집하게 된 것은 창업 초기부터 배달과 함께 쉬지 않고 홍보와 영업을 했기 때문이다. 배달을 하면서 영업을 하기가 육체적으로 힘든 면도 없지 않았지만, 아파트 게시판에 전단지를 붙이는 것부터 부녀회에 참여해 홍보하거나 무료시식행사를 하고 광고매체를 찾아다니는 것까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무료시식행사를 할 때는 단지 내에 장이 서는 날이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중심가가 좋아요. 점심 또는 저녁식사 2~3시간 전, 약간 출출한 시간대를 노리면 더욱 효과적이죠.”이렇게 확보한 고객들에게는 여러 개를 주문할 경우 개당 1,000원씩 깎아주기도 하고 고객이 다른 고객을 유치할 경우에도 할인해준다. 그리고 가능하면 고객과 전화통화를 자주해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는 가능한 한 들어주려고 한다는 것이 그의 고객관리의 기본이다.올해까지 회원 500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김씨는 하루하루 부지런히 뛰면서 조금씩 목표를 일궈나가고 있다.평소 죽을 좋아했던 강미자씨(건강죽배달전문점 헬스플러스ㆍ34)도 다양한 홍보전략과 판로개척으로 아침식사배달사업에 성공한 사례다. 원래 죽을 좋아하고 죽맛을 보는 데도 일가견이 있었던 그녀는 신문광고를 보고 사업정보를 얻은 후 죽맛을 보고 즉석에서 가맹점 계약을 하고 창업했다.배달전문인 사업 특성상 권리금과 임대보증금 없이 가맹비 600만원으로 단독주택 밀집지역에서 창업했다. 홍보는 지역주민과 젊은 부부, 아이 있는 분들, 산부인과 병동에서 했는데 점심시간 1~2시간 전에 시음을 실시해 효과를 높였다.병원의 경우는 직접 죽을 가져가서 제품에 대한 믿음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홍보를 했다. 그리고 식성에 맞게 간을 맞춰줘 효과가 컸다. 죽을 먹어본 사람들은 굉장히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다.특히 흑임자깨죽처럼 쉽게 접하기 어려운 죽을 맛볼 수 있어 미식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고객카드를 만들어 개인별로 컴퓨터에 입력해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는 단골고객을 대상으로 쿠폰제, 10% 할인 등을 고려 중이다.가격도 타제품이 180g에 2,800원인 데 비해 400g에 3,800원으로 오히려 저렴한 편이고, 아침준비하기 힘든 주부들이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 대상으로 하는 홍보를 통해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인터넷 카페 아이디를 ‘죽이야’로 쓸 만큼 개인적으로도 죽을 좋아하지만, 자신의 상품을 널리 알리는 데 열성적인 모습이다.남편이 운영하고 있는 치킨집과 비교해도 월등히 나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여유로운 마음이 무엇보다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 같아요. 하루매출에 조급해 하지 않는 것, 어렵지만 정말 중요한 포인트죠.”하지만 모든 사업자들이 김동섭씨와 강미자씨처럼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영업이나 홍보활동을 해야 하고 배달을 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적성에 맞지 않거나 수동적인 창업자는 실패할 확률도 높다.서울 도봉구에서 아침식사배달사업을 하던 김모씨(여ㆍ40대)는 배달사업을 하기에는 소극적이고 또한 게으른 편이다. 어떤 사업이든 성공의 이면에는 부지런함이 있기 마련인데, 김씨의 경우는 매일 해야 하는 배달 외에는 특별히 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가정주부가 더 바쁘다는 말이 있듯이 사업을 시작한 후에도 이런저런 개인사를 이유로 홍보를 소홀히 했으며 지속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전단지 배포도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기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홍보가 부정기적이고 불성실하다 보니 여러 달이 지나도 고객확보가 더딜 수밖에 없었다.주부로서 창업전선에 나서면서도 가사 및 육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놓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다. 자녀를 돌보는 사람을 따로 구하지 못하고 무작정 무리하게 가사와 일을 병행하려다 보니 집과 조금만 멀어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배달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배달영역은 조금씩 줄어들었다.김씨는 6개월 정도 배달사업을 끌어왔지만 그래도 매출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현재는 폐업을 고려 중이다.부산의 아파트단지에서 아침반찬배달사업을 하던 박모씨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실패한 사례다. 박씨는 맞벌이를 할 당시 반찬 만들기가 쉽지 않았던 경험을 살려 아침에 반찬을 배달해주는 사업이 전망이 있겠다고 판단했다.실천적이었던 박씨는 우선 홍보전단을 만들고 간단한 사업계획을 세웠다. 홍보전단을 돌려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의 주문이 있으면 집에서 반찬을 만들어서 1회용 포장박스에 넣어 배달한다는 계산이었다. 밥만 하면 식사준비는 끌이라는 게 박씨의 슬로건이었다.하지만 아침반찬배달사업의 반응은 의외로 신통치 않았다. 이미 각 가정마다 냉장고에 밑반찬이 준비돼 있는데다 구매할 필요가 있을 때는 대형슈퍼나 반찬전문점을 이용하기 일쑤였다.이뿐만 아니었다. 직접 식품을 만들어서 판매할 때는 식품 제조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박씨가 집에서 반찬을 만들어서 팔 경우 불법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사업 초기 연고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던 박씨는 홍보전단 제작비를 비롯해 인건비 등 일정 액수를 손해 본 후 7개월 만에 프랜차이즈체인 형태의 창업으로 전환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