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부터 맥주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업종이 세계맥주전문점이다.독일의 벡스, 미국의 버드와이저, 영국의 후치, 일본의 아사히, 멕시코의 코로나, 중국의 칭다오 등 세계 각국의 맥주를 골라먹을 수 있도록 세계 10여개국 30여종의 맥주를 취급한다. 푸짐한 안주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맥주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양이 적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안주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세계맥주전문점은 일반 맥주전문점보다 세련된 분위기와 다양한 상품으로 중상층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는 업종이다. 일반 생맥주전문점과 다른 점을 살펴보면 첫째, 상품이 다양하다.세계 각국의 맥주를 한자리에 모아두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둘째, 일반 생맥주전문점에 비해 객단가가 높다. 맥주 한 병 가격이 6,000~8.000원선이기 때문. 셋째, 안주보다 술 판매 비중이 높아서 마진율이 높다. 넷째, 일반 맥주전문점에 비해 고객층의 수준이 높은 편이다.이러한 특징을 종합해 보면 세계맥주전문점의 창업전략도 일반 생맥주전문점과 달라야 함을 알 수 있다.우선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입지에 맞는 세련된 인테리어가 중요하다. 둘째, 일반 호프전문점과는 상권이나 입지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생맥주전문점이 입점할 수 있는 입지라고 세계맥주전문점이 입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맥주전문점에 비해 점포입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셋째, 점주의 휴먼터치가 중요하다. 생맥주전문점은 단체손님이 많지만 세계맥주전문점은 ‘나홀로’ 고객도 적지 않으므로 그들과의 인간관계나 대화능력도 필요하다.세계맥주전문점을 선호하는 창업자층도 일반 생맥주전문점과는 조금 다르다. 주로 화이트칼라 출신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앞으로도 개성의 다양화, 원투원 마케팅이 확산됨에 따라 상당히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이는 업종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없지 않다.서울 영등포에서 세계맥주전문점을 운영하던 김모씨는 사업시작 1년 4개월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창업비용은 점포를 제외하고 5,000만원 정도 들었다. 창업 초기 4~5개월은 수입이 하루 평균 50만~60만원선으로 괜찮은 편이였다. 그러나 6개월 이후 조금씩 하향곡선을 그리다 폐점 직전에는 10만~15만원으로 감소했다.주택가와 사무실, 유흥가가 밀접해 있는 지역으로 그다지 나쁜 상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된 원인은 무엇일까. 김씨의 실패는 경영마인드 부족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초기 매출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안이한 생각을 갖게 된 김씨는 매장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됐다. 우선 청결관리에서 실패했다. 세계맥주전문점은 객단가가 높은, 다소 상위 클래스 손님들이 찾는 업종임에도 청결상태가 나빠 담배냄새, 술냄새 등 불결한 인상을 주었다. 화장실 또한 전혀 관리되지 않아 지저분한 상태였다.아르바이트생이나 직원들도 유니폼을 입지 않아 좋은 이미지를 주지 못했다. 아르바이트 직원 채용시 친절교육 등 사전교육이 없었고 개인 자질에 맡겼기 때문에 손님들의 불만이 점점 커져갔다. 한번 들른 손님은 다시 찾아오지 않는 가게가 됐다. 손님이 줄어들면서 김씨가 매장에 나오는 날도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단골손님에 대한 서비스도 전무했다. 때문에 주변의 경쟁업체에 손님들을 빼앗기고 말았지만 점주인 김씨는 경영마인드를 고치려고 하지 않았다. 결국 김씨의 운영방식이 손님들을 몰아낸 셈이다.반면 세계맥주전문점의 장점을 살린 경영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다.서울 마천동에서 세계맥주전문점을 운영 중인 정수용씨(땃따붓따 마천점ㆍ43)는 20여년간 해 오던 건축자재업을 그만두고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혼자서 할 만한 프랜차이즈를 찾다가 세계맥주전문점의 차별화된 컨셉이 정씨에 마음에 들었다. 실평수 33평 점포를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00만원에 임대했다.초도물품비 및 인테리어비를 포함한 창업비용은 1억5,000만원. 가맹비가 없는 체인 본사를 선택, 다소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한 셈이다.1일 80만원 정도의 매출과 250만~300만원 정도의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제하면 순수익은 400만원선.정씨의 성공포인트는 주 고객층을 파악, 그에 맞는 서비스를 한다는 데 있다.마천점의 입지상의 특징은 주택가라는 점. 유흥가보다 주택가가 좀더 안정된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처음부터 주택가에 점포를 얻었다.가게 컨셉을 깨끗하고 조용한 분위기로 잡고 인테리어도 편안한 분위기에 맞춰 공사했다. 딱딱한 의자 대신 소파를 많이 배치했다. 정씨의 결정은 성공적이었다. 인근 주택가의 주민들을 고객으로 확보, 30~40대 가족단위의 손님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객의 자녀를 위해서는 풍선과 음료수 등도 항상 준비해 두고 있다. 주류판매점이라기보다 레스토랑이라는 인식을 강조했다. 점포가 주택가여서 주변에서 아르바이트 직원도 수월하게 구할 수 있었다. 고객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지식을 공부해 손님들에게 적절한 맥주를 추천해주기도 하고 설명하기도 한다.주거밀집지역에서 하는 장사인 만큼 주민들과의 유대관계, 친근한 서비스를 가장 중요시한다. 주민들에게 호감을 주는 것이 중요해 길거리에서 만나도 먼저 인사를 건네는 등 먼저 다가서려고 노력했다.땃따붓따 마천점만의 특징은 편안한 분위기와 손님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는 서비스 정신이다. 또한 주류를 파는 단순한 주점이 아닌 가족이 즐기고 쉴 수 있는 안식처를 제공한다는 사실이 주민이 항상 찾아오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