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이후 경쟁률, 낙찰가율 큰폭으로 상승...파주 . 김포 일대 매물 상종가

오랜 침체기를 보였던 법원경매시장이 최근 들어 난리다. 시중 뭉칫돈이 도매시장 격인 법원경매로 몰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월부터 급작스레 법원경매장에 사람이 몰리면서 앉을 자리는 물론 설자리도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물론 정부의 ‘5ㆍ23대책’ 이후 그 열기는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신규유입매물이 늘고, 파주ㆍ김포 신도시 주변 토지 등이 심심찮게 선보이고 있어 법원경매가 수익형 투자수단으로 인기를 끌 전망이다.전문가들은 요즘 경매물건 경쟁률을 예측하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니라고 토로한다. ‘많아야 10명 정도 몰리겠지’ 하는 심정으로 경매장을 찾으면 몰려든 인파에 혀를 내두를 정도. 과거 2~3회 유찰 뒤 낙찰이던 것이 요즘은 1회에 주인을 찾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파주ㆍ김포 일대 매물, 낙찰가율 179% 등장지난 5월29일 서울 지방법원 본원 경매7계에 나온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47평형에는 무려 28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최저가보다 2억원이 더 많은 9억2,600만원에 매각됐다.6월2일 입찰한 양천구 신정동 학마을아파트 21평형은 총 8명이 경쟁을 벌여 감정가 1억3,000만원을 훨씬 웃도는 2억380만원에 낙찰됐고, 강북구 수유동 단독주택도 1억8,016만원(감정가 1억7,300만 원)에 11명이 몰려 낙찰됐다.비교적 관심이 덜한 근린시설도 응찰자들이 몰리면서 감정가 대비 120%가 넘는 일이 빈번하다. 마포구 합정동 (서부지원 7계) 근린시설은 감정가 3억1,872만원에 15명이 응찰해 낙찰됐는데, 응찰가액은 3억9,110만원으로 감정가보다 7,000여만원이 높았다.최근 들어 법원경매시장에서 상한가를 누리고 있는 신건은 파주ㆍ김포 신도시 예정지 주변 매물이다. 법원경매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상당수의 고객들이 10억원의 목돈을 맡겨두고 파주ㆍ김포 일대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응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낙찰률이 150%를 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실례로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에 위치한 논은 (부천지원 경매1계ㆍ5월29일) 당초 감정가가 2억7,912만원이었는데, 14명이 응찰하면서 낙찰가격이 5억11만원까지 치솟았다.같은 시기에 나온 장기동 전원마을 월드아파트도 감정가 1억9,000만원에 1회 유찰돼 34명이 응찰, 2억5,120만원에 주인을 찾아갔다. 이렇게 파주ㆍ김포 주변 일대 경매매물이 인기를 얻고 있는 데는 경매물건의 경우 토지거래허가제 등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경쟁률이 치솟으면서 낙찰가율도 상승하는 추세. 인기종목인 아파트의 경우 지역, 단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낙찰가율이 감정가 대비 90%선을 넘고 있고, 단독이나 주택도 85% 이상을 넘고 있는 상태다.김광수 태인컨설팅 동부지사장은 “이른바 개미군단들이 가세하면서 낙찰가를 너무 높게 써내는 바람에 전문적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오히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요즘 법원 경매시장”이라고 말했다.3월 이후 법원 경매장이 이처럼 과열양상을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꾸준한 물건 유입, 저금리, 경매 대중화로 압축되는 몇몇 요인이 최근의 경매 열기를 이끌고 있는 장본인이다.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경매팀장은 “최근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지난해 무리하게 담보대출을 받아 구입한 물건들이 경매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며 “이중 시세보다 저렴하면서도 낙찰 후 시세차익을 누릴 매물이 많아 한마디로 구미에 맞는 매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 동안 전국 법원 경매시장에 나온 신규물건은 1만1,279건으로 4월(9176건)보다 22.9% 증가했다. 지난해 4월래(1만1,622건) 1년 만에 최대 규모다.서울지역 신규물건도 올 들어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서울지역에서 법원경매에 부쳐진 신규물건은 1,091건으로 지난해 10월래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물건이 법원경매로 넘어왔다.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5ㆍ23대책’은 법원 경매시장의 열기를 한층 달굴 호재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는 실정이다.황지현 영선코리아 경매팀장은 “마땅한 투자처가 막힌 상황에서 투자자에게 ‘도매시장’이나 다름없는 법원 경매시장은 도전해 볼 만한 투자처”라며 “현재는 정부 대책으로 인해 시장이 관망세에 접어들었지만 20억~30억원을 동원할 수 있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6월 이후 법원 경매시장의 열기는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반짝 주춤’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향후 법원 경매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매수세’에서 ‘신중하고 선별적인 매수세’로 돌아선다는 데 이견이 없다.입찰 전 사전점검 필수이런 가운데 특정지역ㆍ특정물건에만 ‘사자 세력’이 집중되는 국지적 과열도 예상된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업계 전문가들은 타이밍에 맞춘 ‘법원 경매 참여’를 주문하고 있다.김세희 태인컨설팅 팀장은 “6월 이후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경매 참여를 고려해 볼 만하다” 며 “지난해 불황기 때 정리된 매물이 6월 이후 집중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보여 우량매물을 고를 수 있는 적기”라고 설명했다.또 김팀장은 유망 매물이 많아지고 있지만 그 반대로 불량 매물도 만만치 않은 만큼 입찰 전 현장 확인과 시세 확인은 반드시 할 것을 조언했다. 즉 치열한 경쟁률로 낙찰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각종 비용(세금, 명도비용)을 더할 경우 시세보다 높게 매입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한편 경매시장의 활황세는 공매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입찰된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의 임야가 감정가 1억800만원의 두 배에 달하는 2억20만원에 낙찰됐다.김연수 한국자산관리공사 조세 정리 1부장은 “5·23 대책 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김포, 파주, 화성, 용인 등 인기지역에 소재하는 토지의 상당수가 첫 입찰에서 낙찰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