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덴쯔영앤드루비컴코리아(DYR)가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신규광고주로 영입한 데 이어 올해는 경쟁 프리젠테이션(PT)에서 대형 광고대행사들을 누르고 레고코리아, 헤럴드경제, 혼다코리아 등을 연이어 수주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광고업계는 DYR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DYR의 공격경영은 지난해 3월 엄하용 대표(58·오른쪽 사진)가 취임하면서 본격화됐다.엄대표는 지난 1972년 오리콤에 입사해 광고계에서 30년간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오리콤에서 부사장을 역임, 다양한 광고 프로젝트를 수행해 이론과 실무에서 모두 능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엄대표는 “처음 취임했을 때 변화의 포인트를 규모로 정했다”며 “규모를 키우려 했으나 작은 회사라는 이미지 때문에 인하우스 에이전시나 대형 광고대행사에 밀려 경쟁 PT조차 참가하지 못했지만 이내 규모는 능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작지만 능력 있는 ‘베스트 에이전시’로 목표를 바꾼 엄대표는 프로젝트 리더 시스템으로 조직을 변화시켰다. 이 시스템은 기존 조직은 유지하되 광고주를 위해 조직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중소 광고회사인 만큼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한 것이다. 경쟁 PT나 프로젝트 수행시 광고주의 성향을 파악해 AE만이 광고주와 접촉하는 다른 광고대행사와 달리 크리에이티브팀과 전략팀, 매체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했다. 또 팀의 리더는 경력이나 직급, 팀에 상관없이 광고주의 성향을 가장 많이 알고 프로젝트에 자신감이 있는 직원에게 맡겼다.이 시스템으로 DYR는 경쟁 PT에서 광고주의 문제점과 궁금증을 그때그때 답해 줄 수 있었다고 한다. 엄대표는 “직원이나 광고주 모두 처음에는 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기동성과 창의력 면에서 기존의 경쟁 PT보다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고 말했다.DYR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엄대표는 “예전 사무실은 비좁아 좀더 아늑하고 넓은 곳으로 옮긴 것”이라며 “광고대행사의 사내환경은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며 사무실 이전배경을 설명했다.엄대표는 “단순한 논리지만 좋은 광고주가 좋은 광고를 만든다”며 “DYR는 광고주의 지시에 따르는 것보다 소비자를 중심으로 좋은 광고물을 만들어 광고주에게 서비스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DYR는 올해를 제2의 도약기로 설정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