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간 서울 명동을 지켜온 사보이호텔에 새로운 명물이 등장했다. 지난해 문을 연 1층 테마레스토랑 ‘하워드앤마리오’를 상징하는 마리오 인형. 그리고 이 상징물의 ‘살아 있는 주인공’ 마리오 감비노 가이탄씨(50)가 바로 명동의 새로운 명물이다.대개 패스트푸드나 패밀리레스토랑 입구에 세우는 상징물은 업체 마스코트로 쓰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인형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마리오 인형의 실제 모델로 현재 하워드앤마리오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마리오씨는 명동을 거쳐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밖에 없다. 특히 200㎏ 남짓의 거구인 그는 ‘맛’으로 보나 ‘눈’으로 보나 단연 인기다.멕시코계 미국인인 마리오씨는 미국에서 3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며 전미 칠리요리경연대회에서 네 번이나 수상한 베테랑 요리사. 그런 그가 8남매와 아내를 미국에 남겨두고 홀로 이국땅에서 레스토랑사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친구인 하워드(한국명 조현식·고 조원창 사보이호텔 전 회장의 장남)가 저가형 패밀리레스토랑을 해 보고 싶다고 제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의 의견에 공감한 덕에 이곳에서 일하게 됐고요.”어린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하워드 사장이 새로운 컨셉의 외식사업을 위해 도와달라고 제의하자 선뜻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요즘은 신메뉴 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외식업에서 중요한 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거죠. 메뉴도 그렇고 서비스도 그렇습니다. 동료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도 그런 부분이고요.”지난해 3월 첫 매장을 연 하워드앤마리오는 1년새 지점이 5개로 늘어났다. 그는 이 같은 좋은 출발의 비결로 ‘펀’(fun)이라는 이 레스토랑의 컨셉을 꼽았다. 자신도 직원들도 항상 즐거워야 하고 그것이 손님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자신과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한국의 외식사업자들에게 “손님이 원하는 것을 모른다면 아예 시작도 말라”며 경험을 토대로 한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그의 유명세는 7월 들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요리전문 케이블TV에 출연하는 등 각종 매체에 등장하게 된 것. 그는 “이 역시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일 뿐 유명세로 자유를 잃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자랑 섞인 걱정까지 늘어놓았다.“저는 일하지 않아요. 하워드의 손님일 뿐이죠. 여기는 제 놀이터이고요.”(I don’t work. I’m just Howard’s guest. This is my playground.)일하는 시간 이외의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질문에 대한 ‘명동 명물’ 마리오씨의 대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