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금융·화학 등 추가 매수 가능성

외국인투자가의 바이 코리아 추세가 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29일부터 7월8일까지 외국인투자가가 순매수한 주식은 4조6,000억원 규모. 지난 2001년 9월28일부터 2002년 1월7일까지와 2002년 10월11일부터 2003년 1월8일까지 각각 기록한 4조604억원과 3조780억원을 넘는 규모다. 이 같은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는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를 150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그러면 이 같은 외국인투자가의 순매수세는 지속될 것인가. 우리증권 오태동 선임연구원의 진단은 ‘지속’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오선임연구원은 7월9일 <외국인투자가, 아직도 배가 고플까? designtimesp=24036>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향후 외국인투자가의 추가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삼성전자에 집중됐던 외국인투자가의 매수비중도 IT, 금융, 화학, 철강 등 경기민감업종의 대표주로 분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외국인투자가의 추가매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유는.외국인투자가의 가장 큰 자금원인 미국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좀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4~6월에 미국 주식형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대략 450억달러로 추산됩니다.이는 지난 두 차례 유입기(2001년 4~6월, 2001년 10월~2002년 5월)의 483억달러와 903억달러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1년 10월~2002년 5월의 경우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시기였습니다.시중자금도 경기회복과 그에 따른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으로 유입됐습니다. 그러나 IT버블 해소에 따른 경기 조정과정과 회계부정 여파에 따른 불신 등으로 자금유입이 단절됐습니다.반면 지금은 주가가 두 번에 걸쳐 저점을 확인한 후 저항선을 돌파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주가의 추세전환 및 경기회복을 기다렸던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미국의 저금리 환경도 뮤추얼펀드 같은 주식형상품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IT 등 경기민감주의 비중이 높은 한국 주식시장의 특징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이 세계경기 회복기에 주가의 높은 상승률을 기대할 수 있는 ‘공격적인 투자대상’이기 때문입니다.따라서 하반기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질수록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가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MSCI지수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이머징 아시아의 수익률이 다른 지역보다 크게 낮았던 점도 투자매력을 높이는 요인입니다.아시아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외국인투자가의 공격적인 매수세는 한국시장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닙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 5월28일 이후(7월9일 현재, 36억달러) 대만(38억달러), 인도(9억1,000만달러) 및 태국(3억7,000만달러)에서도 유사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이로 인해 동아시아국가의 주가지수는 지난주에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한국, 대만, 태국이 각각 4.48%, 7.13%, 7.11% 상승했습니다. 미국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에 따른 유동성 보강이 아시아 증시에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국내시장에서 미국계 자금의 영향력은.지난해 7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영국계 자금이 1조7,000억원의 누적순매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계 자금은 2조1,300억원의 누적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와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투자동향은 궤적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투자가 매수세는 미국계 자금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이익모멘텀 측면에서 할인요인이 경기회복시 모멘텀이 될 수 있습니까.모멘텀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이익모멘텀은 다른 이머징마켓과 비교해서 악화돼 있습니다. IBES에 따르면 대만의 12개월 후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2002년 12월부터 상승 반전했습니다.반면 국내 주식시장의 EPS는 지난해 10월을 고점으로 하락한 후 여전히 하락 추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섹터별로는 IT와 금융의 하향 전망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을 반영한 듯 5월 이전까지 외국인투자가는 한국과 대만 시장에서 차별화된 패턴을 보였습니다.예를 들어 대만 시가총액 1위로 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외국인 보유율이 연초 이후 꾸준히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보유율은 5월 이후에나 상승 반전했습니다. 금융업종도 비슷한 양상입니다. 국민은행에 대한 외국인 보유율은 6월부터 상승 반전했습니다.그러나 하반기와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애널리스트의 기업 이익 전망에 반영돼 국내 기업들의 EPS 전망이 상향 조정될 경우 외국인투자가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매수요인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그동안 외국인투자가들이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는데.지난 4월29일 이후 외국인투자가의 전체 순매수금액 중 삼성전자의 매수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보유금액도 최근 최고 수준에 다다랐습니다. 거래소시장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액을 살펴봐도 최고 수준입니다.이전 98년과 2001년 9ㆍ11테러 이후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가 이어질 때는 삼성전자의 매수비중이 20%대에 머물렀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수는 D램가격 상승으로 모멘텀이 발생함에 따라 과매도분을 채워 넣는 과정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기존 보유금액에 대한 부담감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삼성전자에 대한 집중적인 매수세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향후 외국인 매수종목은.최근 들어 LG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 IT 3인방과 국민은행, LG카드 등 금융주에 대한 매수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보유금액이 최고치에 근접함에 따라 외국인 매수가 다른 주식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외국인투자가의 매수가 확산될 경우 이들의 다음 투자처는 IT, 금융, 화학, 철강 등 경기민감업종의 대표주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미국 주식시장이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하반기 국내외 경기회복시 대표적인 수혜종목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