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내 880포인트까지 중기적 랠리”

증권시장이 기지개를 활짝 켜고 있는 가운데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리포트가 있어 화제다. 굿모닝신한증권 기업분석부 박효진 수석연구원(36)이 발표한 <주식시장 전망 및 전략 designtimesp=24058>이 바로 그것이다.박연구원은 정확한 데이터와 입체적인 분석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국내 증시를 내다보고 있다. ‘좋은 가격이 가치를 끌어당긴다’는 조지 소로스의 재귀이론적 사고방법을 적용해 ‘현금에서 자산으로, 버핏의 가면을 쓰고 웃는 소로스’라는 이색적인 부제를 붙인 그의 보고서를 들여다봤다.가격논리 vs 가치논리“올해 초 외국인들에 의한 유동성 랠리가 강하게 진행되고 하반기부터는 펀더멘털(Fundamental)이 본격 반영되는 장세를 예견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5월 말 이후부터 외국인들의 장세개입이 예상보다 빨리 나타났고 미국증시의 반등효과까지 맞물려 국내 증시가 한 달여 정도 일찍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박효진 연구원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국내 증시의 침체와 재상승 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을 예견했다. 또한 2분기 중순부터는 IT 관련주의 투자수위를 높여나갈 것을 강력히 주문한 적이 있다.그의 지적대로 주식시장에서 IT 관련주는 두드러진 상승세를 기록했고 금융ㆍ자동차ㆍ철강 등도 상승대열에 합류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주가지수는 6.8% 오름세로 마감됐다.“국내 증시는 자주 저평가되면서 펀더멘털이 반영되지 못해 ‘펀더멘털은 가격에 반영된다’는 버핏식의 가치논리와 주기적으로 성장과 꿈이 강하게 반영되는 랠리를 말하는 재귀이론적 논리인 ‘가격은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소로스식의 가격논리가 현재 국내 증시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박연구원은 세계 최고의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와 워런 버핏을 추종하는 세력의 투자행태가 국내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고 본다. 때문에 하반기 국내 증시는 버핏(가치논리)의 가면을 쓴 소로스(가격논리)가 주식시장에서 미소짓는 형국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한편 소로스식의 논리와 버핏식의 논리가 국내 증시에서 각각 두 차례 발생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가격의 논리와 성장의 논리가 적극 반영되면서 시장영향을 크게 받는 속성을 지닌 장세가 주도적인 역할을 나타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표1 참조)‘현금에서 자산으로’“하반기 장세에서는 ‘현금에서 자산으로’라는 국제자본시장의 역학변화가 적극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각국은 디플레이션에 접어들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에 동조하고 있어 현금에서 자산으로의 대거 이전이 불 보듯 뻔합니다. 바로 이 논리가 하반기 자본시장을 좌우할 것이 틀림없습니다.”박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현금에서 자산으로의 밀어내기가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현금을 갖고 있으면 오히려 손해를 입게 된다.따라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지만 않는다면 미국은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고수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타 경제권 역시 금리인하 러시로 전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표2 참조)“우리나라처럼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당연히 미국을 쫓아갈 수밖에 없고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 같은 미국의 메시지는 각국 스스로가 내수부양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을 뜻하고 이는 곧 금리인하와 달러약세로 연결됩니다.”현재 금리, 재정, 통화 정책 모두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가격의 힘이 추후 가치의 회복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소로스식의 가격논리가 지배적이다.특히 국내 자본시장에서 주식ㆍ채권ㆍ부동산이라는 3대 자산 가운데에서 지난 3년간 채권과 부동산이 밀월관계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제 그 불평등 구조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주식에 유리한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미국 내 자산(US-Asset)에 대한 지나친 쏠림현상이 대세였다면 이제 미국 외 자산(Non-US Asset)으로 이전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꿈(기대)과 성장의 신조가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때가 왔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습니다.”국내 증시는 과거 네 차례 사이클에서 꿈과 펀더멘털이 장세 주도주를 번갈아 가져왔다. 주기상 현재는 꿈이 우위에 설 시점이다. 다만 지난 네 번째 상승 사이클에서 펀더멘털이 미완의 반영에 그쳐 망각의 기간이 짧았다는 점에서 현 주기는 성장성과 펀더멘털이 겹치는 속성을 강하게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3분기부터 자금 개선이 같은 기조적인 흐름이 지난 5월 말 이후 뚜렷하게 국내 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그 첫출발은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로 전개되고 있다. 박연구원은 3분기 중반부터는 국내 자금의 점진적인 개선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3분기 국내 증시는 버핏의 가면(가치논리)을 쓴 소로스의 모습(가격논리)을 띨 것이고, 4분기부터는 진짜 버핏이 등장하는 장세흐름이 연출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즉 ‘좋은 가치(펀더멘털)는 결국 가격으로 반영된다’는 버핏식의 사고방식이 아닌 ‘좋은 가격이 가치를 끌어당긴다’는 소로스의 재귀이론적 사고방식이 바닥에 흐르는 장세가 3분기 동안 이어질 것으로 판단됩니다.”박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3분기 내에 주가지수 800포인트 전후까지의 중기적 랠리로 진행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후 4분기 초반에 조정을 거쳐 국내 고유의 펀더멘털 요인과 기관의 수급개선 등에 따라 900포인트대에 도달하려는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올 하반기 적정 종합주가지수는 기존의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고, 90년 이후 과거 고점 평균(금융 제외) 4.7~7.1배를 대입하면 879포인트가 나옵니다. 그러므로 하반기 증시는 880포인트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서 더 상승할지 멈출지는 주변환경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박연구원은 3분기 주식시장이 시장영향을 크게 받는 하이베타의 흐름으로 내다본다.특히 IT 관련 주식들의 하이베타 속성이 돋보이고 가격가치가 강한 금융주와 국내외 모멘텀이 함께 작용할 것이 분명한 자동차업종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그리고 3분기 중반부터 내수소비주 가운데 외부에서 자본차입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관심을 넓혀나갈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