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강남 쪽이라 서울의 북촌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회사원 윤모씨. 가끔 북악 스카이웨이를 지나칠 때마다 삼청터널을 빠져나와 왼쪽에 ‘삼청각’이란 팻말을 보았는데, 그때마다 윤씨는 ‘삼청동 한가운데 느닷없는 웬 대형 중국음식점’이라고 생각했다.이미 많은 서울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도심에서 살짝 비켜 있어 ‘모르는 이들은 또 여전히 모르는’ 곳이 이 삼청각이다. 비밀요정이자 밀실정치의 대명사였던 이곳이 도심 속 문화 휴식공간으로 변신한 지도 벌써 3년째.그동안 삼청각은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관광코스, 외국인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위한 접대장소 등으로 애용되며 전통문화 체험 공간으로써의 새로운 이미지를 확실히 굳혔다.하지만 삼청각은 큰맘 먹고 들러 전통공연을 즐기고 우아하면서도 거창한 한식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도심의 직장인들이 잠깐 들러 지친 마음과 머리를 식히기에도 손색없는 곳이다.북악산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전통찻집 청다원의 테라스에 앉으면 멀리 강원도까지 여행을 가지 않아도 딴 세상에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녹음이 짙푸른 요즘이야말로 찻집 청다원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때다.그래서 바깥 자리는 항상 빌 틈이 없고, 또 한 번 앉으면 손님들이 잘 일어나려고 하지를 않아 눈치싸움이 적잖은 편. 어쨌든 이 바깥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면 의자에 엉덩이를 깊숙이 넣고 똑바로 앉기보다는 약간 풀어진 듯 비스듬하게 기대앉는 것이 어울린다.여기 앉아서 장뇌산삼차(9,000원), 십전대보차(8,000원) 매실차(5,000원), 솔잎차(5,000원) 등 전통차를 맛볼 수 있다. 요즘에는 여름 특선으로 전통 여름음료를 내놓고 있다.오미자주스(7,000원), 복분자주스(7,000원), 미나리주스(7,000원), 백련초주스(7,000원) 등이다. 찻값이 좀 비싼 편이긴 하지만 탁 트인 푸른 숲을 내려다보며 망중한을 즐기다 보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이 테라스는 찻집을 통하지 않고 밖에서도 올라갈 수 있으므로 굳이 돈을 내고 차를 마시지 않아도 테라스에 올라가 전망을 감상하는 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바로 아래층 한식당 아사달에서는 한식식사를 할 수 있으며, 그밖에도 삼청각에서는 상설 전통공연과 전시가 열린다. 또 다례, 규방공예, 판소리, 전통춤, 한지공예, 전통목공예 등 다양한 전통문화 강좌가 열리고 있다. 최근에는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위한 특별강좌도 개설됐다. (www.samcheonggak.or.kr)택시를 제외하면 대중교통 이용이 여의치 않지만 대신 삼청각이 운영하는 공짜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 버스는 프라자호텔과 삼청각을 기점으로 순환하는데 경복궁, 세종문화회관, 프레스센터, 교보빌딩 앞 등에서 탈 수 있다. 셔틀버스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02-3676-5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