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실적 증가에 바이오 사업도 호조…친환경 플라스틱 사업도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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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제일제당의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 공장. /CJ제일제당 제공
(사진) CJ제일제당의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 공장.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대한민국 최대 식품 기업이다. 다시다·스팸·햇반·비비고 등 대한민국 1등 식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식품 외에도 직간접적으로 소비자들의 식생활에 기여한다. 소재 사업부는 설탕·밀가루·식용유를 주 제품으로 사업을 영위하며 축산 사료와 식품·사료 첨가제를 제조하는 바이오 사업부도 갖추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올해 투자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가공식품의 실적이다. 지난해 큰 폭으로 개선된 이익 체력에서 올해 또 한 번의 도약이 예상된다. 올해 실적의 가늠자라고 할 수 있는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돌며 가시성을 높였다. 가공식품 부문과 사료 부문이 모두 기여하면서 숫자와 내용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가공식품은 햇반·비비고만두·컵반·냉동밥·반찬류 등 가정 간편식(HMR) 카테고리가 매출 성장을 이끌며 수익성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과거 높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 컸던 광고·판촉비의 영향으로 실적 가시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 마케팅이 어려워진 환경에 더해 ‘내식’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제품 침투율이 높아졌다. 이러한 요인들이 비용 통제로 이어졌고 매출 성장에 따른 수익성 극대화를 가능하게 했다.

해외 부문도 괄목할 만한 수익성 개선을 자랑한다. 매 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0억~4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흐름이다. 미국에선 인수 법인 슈완스와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고 중국에선 냉동 만두, 일본에선 미초를 중심으로 고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둘째 투자 포인트는 해외 바이오 사업부를 통해 곡물가 상승을 위협 요인이 아닌 기회 요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이후 글로벌 곡물 가격의 고공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국내 사업은 원가 부담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식품 사업은 B2C 비율이 높은 특성으로 원가 상승분을 전가하는데 시간 소요가 필수적이다. 반면 해외 바이오 사업은 B2B 성격이 강해 철강·정유·화학과 같이 이익 스프레드를 유지하면서 판가 인상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식품 첨가제인 핵산 시장도 긍정적이다. 핵산은 중국 외식 경기와 동행하는 흐름을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 이슈로 중국 외식 시장 부진이 1~3분기 핵산 매출·이익 부진으로 이어졌다. 낮은 베이스 환경에서 핵산 시장의 전 분기 대비 개선이 이어지고 있고 사료 첨가제 부문과 함께 바이오 실적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투자 포인트는 신성장 동력인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이다. 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 소재 사업이 올해 증설을 마치고 2021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5000톤 규모의 초기 가동이 시작되는데 개발 단계가 아니라 양산 단계가 머지않았다는 점에서 식품·바이오·사료에 이은 새로운 사업부의 등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식품 기업의 플라스틱 사업이 다소 이질적일 수 있지만 기술적 특성을 감안하면 기존 노하우를 활용한 사업 다각화로 판단할 수 있다. 식품 첨가제인 핵산, 사료 첨가제인 라이신 모두 포도당 성분의 곡물과 균주를 통한 발효 기술을 활용하는데 플라스틱 소재인 PHA도 마찬가지다.

주요 에너지원으로 곡물이 활용되며 PHA 생산을 위한 균주를 투입, 발효해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원리다. PHA는 특히 물과 흙 모두에서 분해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다른 소재들보다 친환경성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기적으로는 CJ제일제당 제품 포장재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제품의 맛과 브랜드는 물론 포장재에서도 차별화된 강점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꾸준한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적의 가시성이 낮다는 문제와 변동성이 큰 부분이 약점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코로나19 환경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우수한 대응력을 보여 줬고 올해는 개선된 수익성이 이어지며 구조적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 주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음식료 섹터 평균 주가수익률(PER) 밸류에이션 레벨이 12.8배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은 같은 기간 9.8배에 불과하다. 실적 성장 흐름을 분기 단위로 확인하면서 낮은 밸류에이션이 부각된다면 투자 매력도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2020 하반기 음식료·담배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