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에만 7천500억 원 R&D 투자... 오디오 음악 한 우물로 승부수

스포티파이, '개인화' 서비스에서 오디오의 미래 찾기
지난 2월 국내 상륙한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인공지능(AI)과 개인화(personalization)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개인화는 최근 AI 기술의 진화와 함께 떠오르는 맞춤형 서비스다.

스포티파이의 개인화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는 순간부터 바로 적용돼, 음원 추천은 물론 앱 기능 전반에 걸쳐 이용자 개인에 맞춰진다. 수천 가지가 넘는 시그널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스포티파이의 개인화 기술은 이용자가 어떤 음악을 듣는지, 어떤 음악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는지, 이용자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전 세계 이용자들은 어떤 청취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분석한다. 서비스 이용 시간대, 음악 청취 순서, 음원 발매일 등 세세한 요소들을 반영하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개인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취향 저격’에 오디오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스포티파이 사업의 모든 근간은 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다. 3억 5천 6백만명이 넘는 청취자, 방대한 유저 데이터와 7천만 곡 이상의 트랙,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 그리고 스포티파이 뮤직팀 휴먼 큐레이터의 노하우와 전 세계 엔지니어들의 고도화된 머신러닝 기술이 결합되면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음악 경험’이 탄생한다고 스포티파이는 내다봤다.

스포티파이 뮤직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에디토리얼이다. 전세계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이 들을 음악을 큐레이팅하는 음악 전문가들은 새롭게 나오는 음원을 듣고, 새로운 곡과 이미 존재하는 곡을 기반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든다. 여기에 알고리즘이 최적화 작업을 해준다. 이용자들의 청취 경험을 향상하기 위한 뮤직팀의 노력은 대규모 엔지니어링 팀의 도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오디오 음원 산업의 연구·개발(R&D)센터’가 되기 위해 꾸준히 투자해 왔다. 또한 R&D 전용 사이트를 만들어 스포티파이의 기술과 연구 결과 등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주요 연구 분야는 오디오 지능(Audio Intelligence), 인간과 컴퓨터 간의 상호작용(Human-Computer Interaction), 언어 기술(Language Technologies), 유저 모델링(User Modelling) 등 음악 산업과 연계되는 다양한 기술을 포함한다. 2014년 12월부터는 유럽의 전산언어학 학회인 EACL(European chapter of the Association for Computational Linguistics), 머신러닝 국제회의 AISTATS(Artificial Intelligence and Statistics), 정보 검색 및 자연어 처리 분야의 국제 학술대회 WSDM(Web Search and Data Mining) 등 전 세계의 각종 권위있는 학회에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오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2021년 1분기에만 R&D 분야에 5억4천800만 유로(한화 약 7천500억 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투자 비용(4억7천200만 유로, 한화 약 6천400억 원) 대비 약 17% 증가한 수치다. 또한 3년 전인 2018년 동 분기 투자 비용(1억1천 500만 유로, 한화 약 1천 600억 원) 대비 약 4.7배 증가한 수치다. 스포티파이의 연구개발비는 수년째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 한 해 동안 오디오 음악 한 분야에만 8억3천700만 유로(한화 약 1조 1천400억 원)를 투자한 셈이다.

스포티파이는 ‘듣는 것이 전부다(Listening is everything)’고 강조한다. 구스타브 쇠데스트룀(Gustav Söderström) 스포티파이 최고 R&D 책임자는 “스포티파이 경험이란 한 가지가 아닌 전 세계 이용자 개개인에 맞춘 3억 4천 5백만 가지의 스포티파이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스포티파이에서는 매일 5천억(half a trillion) 건의 검색, 청취, 라이크 등 수많은 액션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는 머신러닝의 동력이 되어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오디오 컬쳐 역사상 전례 없는 음원 추천·발견(discovery)의 혁신화를 실현해 준다”고 강조했다.
스포티파이, '개인화' 서비스에서 오디오의 미래 찾기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