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CEO 20]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 약력 : 1960년생. 고려대 사범대 부속고,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매사추세츠공과대 MBA. 1987년 현대종합상사 기획실장. 1996년 현대정공 미주 및 멕시코법인장. 2000년 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 전무. 2003년 현대카드 부사장. 2007년 현대커머셜 대표이사 사장. 2015년 현대커머셜·현대캐피탈·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현).  /현대캐피탈 제공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 약력 : 1960년생. 고려대 사범대 부속고,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매사추세츠공과대 MBA. 1987년 현대종합상사 기획실장. 1996년 현대정공 미주 및 멕시코법인장. 2000년 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 전무. 2003년 현대카드 부사장. 2007년 현대커머셜 대표이사 사장. 2015년 현대커머셜·현대캐피탈·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현). /현대캐피탈 제공
현대캐피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상황에서도 2020년 해외 법인의 순이익이 역대 최대인 70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4221억원)보다 무려 67%나 급증했다.

현대캐피탈은 코로나19를 ‘넥스트 노멀’을 준비하는 시기로 보고 상품과 서비스, 판매 및 운영 방식, 리스크 관리 등 모든 영역을 재정비했다. 코로나19에 대한 기민한 대응은 현대캐피탈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사태 때 정립해 준 컨티전시 플랜(비상 계획)이 주효했다.

현대캐피탈은 사전에 세워둔 컨티전시 플랜을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재구성해 이를 바탕으로 위기 대응 전략을 짰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 추세에 따라 비대면 거래 시스템을 모든 해외 법인에 구축하고 상담원 대신 인공지능(AI) 기반의 하이브리드 챗봇을 도입해 서비스 운영 비용을 크게 줄였다.

데이터 기반의 역량을 활용해 신규 고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고객의 자금 상황과 요구에 맞춘 리스 상품을 선보이고 신용도가 낮아 자동차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고객을 위해 구매 기회 제공 프로그램(POP)도 개발했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 코로나19 컨티전시 플랜 빛났다…해외 순익 1위
해외 비즈니스 성과가 가시화되며 해외 법인이 현대캐피탈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2020년 해외 자산 규모는 56조4290억원으로 국내 자산 규모 30조3762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1989년 미국에 현대오토파이낸스라는 이름으로 첫 해외 법인을 낸 지 31년에 해외 자산 56조원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글로벌 원 컴퍼니’ 전략으로 표준화한 비즈니스 모델과 현지화 전략에 집중해 왔다. 해외 법인의 성과는 그동안 추진해 온 글로벌 영토 확장 전략과 디지털 전환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4월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의 금융사들이 작년에 해외에서 벌어들인 세후 이익은 총 1조9000억원이다. 그중 37%인 7050억원을 미국·중국·영국·독일·캐나다·브라질에 있는 현대캐피탈 해외 법인들이 벌어 2위와 두 배 정도의 격차로 금융 해외 이익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며 채권 발행을 통해 친환경 자동차 금융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6년 3월 한국의 민간 기업 최초로 5억 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외화 그린본드를 발행한 후 2019년 1월 2억 스위스프랑(약 2500억원) 규모로 또 한 번 외화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같은 4월 한국의 여신 전문 금융사 최초로 3000억원 규모의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했고 그해 말 2000억원 규모로 추가 발행을 진행했다. 2021년 2월 6억 달러(약 66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