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생인 임 부회장은 고(故)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 회장의 손녀이자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다. 연세대에서 경영학, 뉴욕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2012년 12월 대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책을 맡아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기획·마케팅·디자인 등을 총괄했다.
틈새시장 공략, 마케팅통으로 거듭나
임 부회장이 현재 공을 들이는 사업은 가정 간편식(HMR)과 온라인 전문 브랜드다. 2016년 전무 승진 후 대상 마케팅담당 중역을 맡아 왔는데 제품 출시를 진두지휘했던 ‘안주야(夜)’ 브랜드가 대박을 쳤다. 당시 한국의 HMR 시장은 2015년 1조원대에서 2016년 2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성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주를 기본으로 한 간편식은 찾기가 쉽지 않았다. 임 부회장은 이 같은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직화무뼈닭발’, ‘직화불막창’, ‘매운껍데기’ 등 안주야 3종을 내놓으며 한국의 안주 HMR 시장을 선도했다. 안주야는 출시 2년 만에 1500만 개 이상이 팔려 나가며 소비자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2017년엔 한국 식품 대기업 최초로 온라인 전문 브랜드인 ‘집으로 온(ON)’을 선보이며 온라인 사업의 안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HMR 제품을 높은 ‘가성비’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부회장 승진 후 첫 행보로 축산물 유통 등 신사업 확장을 택했다. 축산물 유통·플랫폼 업체와 고부가 가치 식품 업체에 대한 인수·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임 부회장은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으로 승진, 대상홀딩스 전략담당 중역을 맡으며 동시에 그간 담당했던 대상 마케팅담당 중역 보직을 수행한다.
한편 2015년 2조6350억원의 매출(연결 기준)을 올린 이후 지속적으로 2조원대 후반의 매출을 낸 대상은 지난해 매출 3조113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공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상의 해외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