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조3422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껑충…편중된 사업 구조도 개선 성공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 목표 주가는 29만원을 유지한다.삼성전기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9조1783억원, 영업이익은 1조342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6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과거의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호실적이다.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업이익의 질이 개선된 점이 고무적이다.
삼성전기의 올해 컴포넌트 솔루션, 기판 솔루션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각각 73%, 14%다. 직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8년 삼성전기 영업이익 1조1499억원 중 컴포넌트 솔루션의 기여도가 97%로 편중된 바 있다.
삼성전기의 핵심 제품인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가 포함된 컴포넌트 솔루션의 올해 매출액은 4조50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9839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해 매출액 대비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MLCC 업황은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공급 부족 상황이다. 다만 그 정도가 강하지 않아 균형 잡힌 수준으로 봐도 무방하다.
즉 MLCC의 가격이 상승할 정도의 업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의 증가폭이 매출액보다 큰 이유는 제품 믹스 개선에 의해 수익성이 레벨 업됐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발 제품 중 상대적으로 고부가 비중이 확대됐고 자동차와 산업 기기발 비중 확대로 전반적으로 기본 대비 균형 잡힌 매출 구조를 이뤄낸 것으로 추정된다.
기판 솔루션의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매출액 1조8831억원, 영업이익은 190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 6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판 솔루션의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되는 이유는 패키지 기판의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고성능화에 따라 패키지 기판의 면적이 커지고 층수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확보한 생산 시설에서 제조할 수 있는 패키지 기판의 개수가 줄어들고 적층 공정이 증가하면서 생산에 필요한 시간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패키지 기판 업체들의 공급 능력이 고객사들의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패키지 기판 업체들이 증설을 진행 중이지만 반도체의 고성능화, 5세대 이동통신(5G) 확대, 인공지능(AI) 칩 탑재의 보급화 등으로 패키지 기판의 대면적화는 물론 고다층화가 지속되고 있다. 공급 부족 상황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따라서 향후 삼성전기의 기판 솔루션 실적은 현재의 추정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이러한 호실적과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잘 반영되면서 삼성전기의 주가는 1월 말 22만원을 초과했다. 하지만 그 이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스마트폰을 필두로 IT 세트의 물량이 제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인도와 말레이시아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 역시 스마트폰의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다. 이러한 우려가 반영되며 삼성전기의 주가는 연중 최고가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는 극심했던 반도체 공급 부족이 6월부터 일부 완화되며 스마트폰의 물량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618 쇼핑 데이’에서도 스마트폰 판매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시점에서 인도와 말레이시아의 봉쇄 조치가 언제 해소될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3분기 중에는 해소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의 수요 우려 때문에 주가 하락폭이 컸던 삼성전기의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20 하반기 통신 및 네트워크 장비·단말기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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