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부품 등으로 사업 영역 확장…새 먹거리로 대체육 ‘찜’하기도

[비즈니스 포커스]
(사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터미널.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사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터미널.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포스코인터내셔널(25,000 -1.57%)이 종합 상사를 넘어 ‘글로벌 종합 사업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철강·에너지·식량 등의 핵심 사업을 기반으로 친환경차 부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967년 설립된 대우실업이 모태다. 1982년 (주)대우로 이름을 바꾸면서 대우그룹의 무역 부문을 전담했다. 2000년 대우인터내셔널로 분할됐다가 2010년 포스코그룹에 편입됐다. 2019년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사명을 바꾼 뒤 사업 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기차 핵심 부품 매출 ‘쑥쑥’

한국의 도로를 달리는 대부분의 친환경차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구동 모터 코어를 장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생산한 모터 코어는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에 적용되고 있다.

모터 코어는 자동차와 산업용 설비 등 모터에 사용되는 부품이다. 구동 모터의 심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구동 모터 코어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이유는 46년간 모터 코어를 생산해 온 100% 자회사 포스코SPS 덕분이다.

포스코SPS는 2009년부터 현대차와 기아에 모터 코어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 모터 코어 제조사 중 유일하게 금형 연구소를 자체 보유해 금형의 설계부터 코어 제조까지 모두 직접 하는 곳이다. 최근엔 ‘엠보싱 프리(EMFree)’ 기술을 개발해 구동 모터 코어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엠보싱 프리는 박판 전기 강판에 미량의 접착제를 도포한 뒤 낱장의 코어를 접착하는 본딩 적층 기술이다. 기존 엠보 적층 타입에서 발생하던 전기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모터 효율을 극대화해 연비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포스코SPS의 설명이다.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1대에는 1개의 구동 모터 코어가 반드시 들어간다. 향후 전기차에 듀얼·트라이얼 모터 적용이 확산되면 멀티플 수요의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모터 코어 시장 규모는 급격히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5년까지 1000만 대 분량의 구동 모터 코어 수주를 완료한 상태다. 이는 매출액 기준 약 2조5000억원 규모다.
(사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구동 모터 코어.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사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구동 모터 코어.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모터 코어의 국내외 생산 기반과 80여 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구동 모터 코어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계획”이라며 “2025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이상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동 모터 코어는 올해 전년 대비 73% 증가한 115만 개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 전기차 출시가 계속되면서 판매량 증가와 함께 시장의 주목도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 사업 글로벌 ‘톱10’ 목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들어 식량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식량 사업에서 글로벌 ‘톱10’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2030년까지 곡물 취급량을 기존 800만 톤에서 2500만 톤 규모로 확대하고 연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셜은 현재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터미널, 미얀마 쌀 도정 공장, 인도네시아 팜오일 농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유망 ‘애그테크(농업+기술)’ 기업과의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축의 밀집 사육은 인류의 굶주림을 해결했지만 수질·대기오염 등의 부작용도 낳았다. 대체육은 육류를 대체하는 단백질 공급원이다. 세계적으로 식물성 고기, 세포 배양육, 식용 곤충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HN노바텍은 세계 최초로 해조류에서 헴(철분과 아미노산의 복합체로 고기 맛을 내는 단백질의 핵심 인자) 분자를 추출해 대체육 원료를 제조하는 업체다. 대체육 원료 브랜드인 ‘마린미트’를 보유하고 있다.

지구인컴퍼니는 세계 최초 식물성 고기 슬라이스 특허를 확보한 대체육 제조 업체다. ‘언리미트’라는 브랜드로 국내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에 대체육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두 업체가 생산하는 대체육의 글로벌 마케팅과 제품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2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식량 가격이 급등하는 ‘애그플래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식량 사업의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성장을 위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외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 의료 기기 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의료 로봇 분야 스타트업 바이오트코리아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비대면 검체 채취 로봇’의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법인과 지사가 자리한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페루 등 6개국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상황 분석과 판매 네트워크 구축 등을 담당하고 바이오트코리아는 기술 영업과 사업 수행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트코리아가 개발한 로봇은 원격 제어 기술을 이용해 의료진이 진행하던 바이러스의 검체 채취 과정을 로봇이 비대면으로 대체한다. 의사 1명당 최대 9대의 로봇을 통제할 수 있어 의료진의 피로는 물론 2차 감염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기술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의료 현장은 물론 공항과 격오지 등 비대면 검체 채취가 필요한 현장을 중심으로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바이오트코리아의 설명이다.
‘글로벌 종합 사업 회사’로 변신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K뉴딜’의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 공기업과의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이 추진하는 해외 신재생 사업에 태양광 트래커 등 주요 철강 기자재를 공급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태양광 설비에 최적화된 고내식강 ‘포스맥(PosMac)’을 국내외 태양광 기업 등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미국·유럽·호주를 중심으로 1기가와트(GW) 이상의 신재생 사업을 운영·개발 중이다. 2025년까지 해외 신재생 운영 자산을 3GW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년간의 해외 사업 노하우와 중부발전의 사업 개발·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해외 신재생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한 7조8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다. 트레이딩 사업과 함께 인도네시아 팜오일, 우즈베키스탄 면방 법인 등 주요 해외 투자 법인의 실적 호조 덕분이었다.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26.4% 증가한 27조149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4.6% 증가한 49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까지는 영업이익의 감익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과 맞물려 철강·식량·무역·투자법인·신사업 등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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