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이 설립한 싱글패밀리 리츠…5월 신규 계약 기준 임대료 상승률 14%

[돈 되는 해외 주식]
미국 주택 임대료 급등의 수혜주 ‘인비테이션 홈즈’[돈 되는 해외 주식]
글로벌 리츠 지수는 올해 들어 19% 상승해 벤치마크를 5%포인트 웃돌고 있다. 글로벌 리츠 중 팬데믹(세계적 유행) 타격이 컸던 리테일과 숙박 리츠의 반등이 뚜렷한 가운데 임대 주택 리츠는 꾸준히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주택 가격 상승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2012년 대비 한국의 주택 가격 누적 상승률은 27%로 50~90%인 미국·홍콩·영국 등 주요국 대비 낮다. 금융 위기 당시 한국의 주택 가격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이다.

현재 나타나는 전 세계적인 주택 가격 상승의 원인은 저금리 외에도 근본적으로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 때문이다. 금융 위기 이후 급등한 토지와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어 주택 부족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년간 미국의 주택 공급은 가구 수 증분을 15% 밑돌고 있다. 5년 내 신규 수요자가 될 20~34세 미국 인구 비율은 45%다. 주요 수요처로 부상할 밀레니얼 세대가 1인 가구로 지내는 기간이 길어지고 구매력이 약화되며 주택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그간 부동산 섹터 내 기관의 투자 대상으로 선호되던 자산은 오피스와 리테일 등 전형적인 수익형 부동산이었다. 하지만 최근 임대 주택이 대체 투자 자산으로 떠올랐다. 필수 부동산의 특성상 낮은 공실, 임대료 전가가 용이해 인플레이션의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는 점, 순운영소득(NOI) 대비 낮은 설비 투자 비율로 투자 효용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기업형 임대 주택이 발달한 국가는 미국·일본·독일이고 기관들의 주요 임대 주택 투자 지역이다.
미국의 유망 임대 주택 리츠는 ‘인비테이션 홈즈(Invitation Homes)’와 미드아메리카아파트먼트 등의 싱글패밀리 리츠다.

공유 주거는 임차인이 룸을 단독으로 사용하되 편의 시설을 공유함으로써 입지·커뮤니티·경제성의 장점을 극대화해 공유 오피스에서도 입증된 수익 모델이다. 글로벌 공유 주거의 파이낸싱 시장은 2017년 2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22억 달러로 급증할 정도로 각광받는 상품이 되고 있다.

인비테이션 홈즈는 미국에서 가장 큰 싱글패밀리 리츠다. 블랙스톤은 2017년 인비테이션 홈즈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70억 달러의 투자 자금을 회수했다. 플로리다·캘리포니아·조지아·애틀랜타·워싱턴 등 5개 주가 전체 NOI의 77%를 차지하는 등 싱글패밀리가 주로 분포한 미국 선벨트 지역과 서부 일부 지역에 포트폴리오를 집중하고 있다. 보유한 싱글패밀리는 8만2000채, 자산 가액 기준 1887억 달러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극대화하고 있다.

싱글패밀리는 미국인의 75%가 거주하는 가장 전형적인 주택 유형이고 블랙스톤은 이를 대량 매입해 개인 중심으로 유통되던 미국 주택을 기관 중심의 투자 자산으로 전환했다. 금융 위기 이후 미국 내 주택 공급이 저조했고 이미 높아진 도심 고가 주택의 가격 부담으로 중저가 싱글패밀리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인비테이션 홈즈의 1분기 혼합 신규와 갱신을 포함한 임대료는 전년 대비 5.4%, 4월에는 7.0% 상승하며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4월 임대율은 전년 대비 120bp(1bp=0.01%포인트) 상승한 98.4%로 미국 임대 주택 리츠 중 최대 수준이다. 5월 기존 점포 기준 신규 계약 임대료 상승률은 무려 14.1%를 기록했고 4월의 5.5% 대비 3배 남짓 상승 폭이 확대됐다. 계약 갱신 기준 임대료 상승률도 5월 5.9%로 4월의 5.5%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임대 주택 리츠는 낮은 공실과 NOI 대비 낮은 설비 투자 비율로 배당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특히 인비테이션 홈즈는 미국의 싱글패밀리 가격 급등으로 더욱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인비테이션 홈즈의 올해 예상 배당 수익률은 1.8%에 그치고 있지만 지난해 이후 외곽의 가든형 주택 가격 상승률은 도심의 하이라이즈 주택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향후 싱글패밀리의 가격 상승 여력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또한 인비테이션 홈즈가 매입한 자산의 가격 경쟁력이 매우 높다는 점, 왕성한 자산 확장성과 높은 임대료 증가, 그에 따른 배당 성장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