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장 주도한 엘론 머스크, ‘The B word’ 콘퍼런스에서 ESG 언급 가능성 높아

[비트코인 A to Z]
7월 21일, 엘론 머스크가 또 한 번 비트코인을 움직인다[비트코인 A to Z]
지난 10여 년간 비트코인에 대한 논란은 주로 내재 가치와 생존에 관한 것이었다. 비트코인이 아무런 내재 가치가 없다는 의견과 차세대 디지털 금이라는 갑론을박은 현재 진행 중이다. 비트코인의 적정 가치에 대한 전망은 0부터 50만 달러(약 5억7500만원)까지 실로 다양하다. 또한 비트코인이 다양한 요소에 의해 사라질 것이라는 의견(정부의 규제, 보다 우월한 코인의 등장, 해킹, 최근에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인 CBDC까지 비트코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는 실로 다양하지만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잘 작동하고 있다)과 우수한 보안력을 바탕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성장이 지속 가능하다는 의견 역시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비트코인 하락세 주도한 ESG 리스크

최근 들어 비트코인에 대한 논란에 새롭게 불을 지핀 것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스크다. 특히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채굴에 소모되는 전력량과 환경 문제를 지적하면서 차량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지불 수단으로 받는 계획을 철회함에 따라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비트코인과 ESG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졌다. 머스크 CEO는 비트코인 채굴에 소요되는 신재생에너지가 50% 수준이 되면 지불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는 계획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주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난관 중 하나가 바로 ESG다. 왜냐하면 ESG는 글로벌 컨센서스가 형성된 몇 안 되는 어젠다여서 주요국과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산업은 아직 태동기이기 때문에 ESG와 관련해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오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매달 디지털 자산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4월 가상 자산 공시 회사 크로스앵글과 협업해 ‘비트코인과 ESG’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며 이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룬 적이 있다.

비트코인·ESG와 관련해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환경(Environment)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비관론자는 내재 가치가 없는 비트코인 채굴에 소요되는 전력량이 한 국가의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이고 비트코인이 지구 환경에 심각한 위협을 미친다는 논리를 펼친다. 반면 낙관론자는 현재 비트코인 채굴에 소요되는 전력이 미미한 수준이고 비트코인 채굴은 다른 에너지 소비원 대비 신재생에너지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비트코인이 ‘에너지의 금융화’를 촉진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어느 쪽이 맞을까. 데이터에 근거해 각 진영의 주장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7월 21일, 엘론 머스크가 또 한 번 비트코인을 움직인다[비트코인 A to Z]
Q1, 비트코인에 소모되는 전력량은 터무니없이 높다?

글로벌 에너지 회사 브리티시페트롤륨(BP)과 비트코인 채굴협회(라이엇블록체인·하이브블록체인·마라톤디지털홀딩스 등 복수의 나스닥 상장 비트코인 채굴 기업이 주축이 돼 설립된 협회. 2021년 2분기 기준, 23개 회사들이 협회사로 참여했고 비트코인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의 32%를 차지)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소요되는 에너지 소비량은 16만2194TWh로 중국·미국·유럽연합(EU)이 소비하는 수준은 각각 24%, 16%, 12%로 절반이 넘는다.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이고 개별 개발도상국의 비율은 1%를 밑돈다. 이때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량의 비율은 0.1%에 불과한 수준이다. 비트코인 채굴에 소모되는 에너지 소비량이 특정 개별도상국의 그것을 능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0.1%는 “막대한 전기를 잡아먹는 비트코인이 지구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논지의 주장을 옹색하게 만드는 수치다.

물론 비트코인이 지구 에너지 소비량의 0.1%를 투입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논란이다. 20~30년 전 인터넷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것처럼(당시 인터넷은 스팸 e메일, 저작권 문제, 수준 낮은 온라인 미디어, 마약, 불법 성인물 같은 유해 사이트 등으로 문제가 많았다) 비트코인 역시 마찬가지다.

오늘날 비트코인은 누군가에게는 검은 돈이고 어떤 이에게는 대체 투자 자산이며 엘살바도르 국민에게는 화폐다. 이것에 대한 가치 판단은 개인의 몫이다.
7월 21일, 엘론 머스크가 또 한 번 비트코인을 움직인다[비트코인 A to Z]
Q2. 비트코인 채굴은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지 않는다?

또한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은 56%로, 이는 전 세계 에너지 믹스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 20.7%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EU·미국·한국·중국의 에너지 믹스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49.5%, 30.5%, 30.0%, 14.4%인데, 비트코인 채굴은 주요국에 비해서도 신재생에너지 활용 비율이 높은 편이다.

비트코인 채굴에서 친환경 에너지 비율이 높은 이유는 그것이 채굴 업자들의 관점에서 경제적으로 득이 될 뿐만 아니라 (유휴 에너지 활용 및 저렴한 전기료) 비트코인 채굴 관련 상장사들은 ESG 스탠더드를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스닥에 상장된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은 주로 북미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지난 한 달 동안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업계에서 일어난 일 중 가장 중요한 소식을 꼽으라면 중국의 채굴 규제 강화일 것이다. 중국 중앙 정부는 그동안 신장·쓰촨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암묵적으로 용인해 온 비트코인 채굴 산업에 타격을 가했고 중국에서 채굴기를 돌리고 있던 사업자들은 중국을 떠나 중앙아시아와 북미 지역으로 떠나고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력을 뜻하는 해시레이트는 고점 대비 50% 정도 하락했고 중국 채굴장의 네트워크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사 이익을 얻는 것은 북미 지역에 있는 채굴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트코인 채굴의 탈중국화 현상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비트코인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의 과반을 차지했던 중국의 지배력이 약화되고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장려하는 북미로 채굴장이 이동함에 따라 ESG 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와이오밍·마이애미·텍사스 주처럼 친비트코인 성향의 미국 지역은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들의 진입을 환영하고 있는 추세다.
7월 21일, 엘론 머스크가 또 한 번 비트코인을 움직인다[비트코인 A to Z]
친환경 비트코인을 위한 업계의 노력과 시장의 변화가 얼마나 주류 사회에서 인정받고 ESG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거나 맹목적으로 미디어가 주입한 메시지를 따르는 것보다 변화를 예의 주시하며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해당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7월 21일을 주목하자. 대표적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잭 도시 트위터·스퀘어 CEO와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가 연사로 나와 기관이 어떻게 비트코인을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루는 ‘더 비 월드(The B word)’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인데 ESG에 대한 이슈도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해당 콘퍼런스에는 머스크 CEO도 참석할 예정인데 그의 참석은 도시 CEO와의 트위터 소통을 통해 즉흥적으로 결정됐다.

한중섭 한화자산운용 디지털 자산팀 팀장, ‘비트코인 제국주의’, ‘넥스트 파이낸스’, ‘친절한 독재자,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 저자

* 본 기고는 회사의 공식 의견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