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열성 지지자 잭 도시, 트위터와 스퀘어 역할론 제기

[비트코인 A to Z]
비트코인에 올라탄 트위터, 페이스북을 이길 수 있을까[비트코인 A to Z]
핀테크 기업 스퀘어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기업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를 동시에 맡고 있는 잭 도시는 비트코인의 열성적인 지지자로 유명하다. 비트코인이 인터넷 화폐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 도시 CEO는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비트코인은 절대적으로 모든 것을 바꾼다. 비트코인 관련 일을 하는 것보다 내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만약 내가 스퀘어나 트위터에 있지 않았다면 나는 비트코인과 관련된 일을 했을 것이다. 만약 스퀘어나 트위터보다 비트코인이 내 도움을 필요로 했다면 나는 비트코인을 위해 두 회사를 떠났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두 회사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핀테크 스퀘어, 선봉대 역할 나서

실제로 도시 CEO는 본인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경영하고 있는 두 회사에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통합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 비즈니스를 하는 스퀘어가 선봉대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퀘어는 2018년 초부터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캐시앱에 비트코인 매매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2021년 2분기를 기준으로 비트코인 관련 매출이 약 27억 달러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어난 것이고 전체 스퀘어 매출에서 5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스퀘어의 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매출액 구분에 별도로 비트코인 계정을 표기했는데, 이는 그만큼 회사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주요한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스퀘어는 이 밖에 비트코인 결제 솔루션인 라이트닝 네트워크, 비트코인 디자인 개선, 비트코인 채굴 클린 에너지 사용 촉진 등에 집중하며 다음과 같은 활동을 하고 있다.
비트코인에 올라탄 트위터, 페이스북을 이길 수 있을까[비트코인 A to Z]
도시 CEO는 그동안 비트코인이 트위터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 왔다.그런데 최근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도시 CEO는 다음의 말을 남기며 힌트를 줬다.

“트위터와 주주들과 연관된 세 개의 트렌드가 있다. 인공지능(AI), 탈중앙화 인터넷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로벌 네이티브 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한 접근이다.” 그는 트위터에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통합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비트코인의 결제 확장성을 높이는 레이어2 솔루션이다. 은행 간 돈을 주고받는 것이 장부에만 기록되고 최종 정산을 실시간으로 하지 않는 것처럼 라이트닝 네트워크도 매 거래를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기록하지 않고 별도의 레이어를 통해 기록한 뒤 최종 정산만 레이어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활용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저렴하고 빠른 비트코인 국제 송금과 결제 기능을 지원한다. 참고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 역시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한다.

3억5000만 명의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 트위터에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통합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우선 이런 상상을 해 볼 수 있다. 트위터에 양질의 콘텐츠를 올린 창작자에게 사용자들은 단순히 ‘좋아요’를 누르는 것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으로 팁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트위터는 2021년 5월 ‘팁 항아리(Tip Jar)’ 기능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사용자들이 벤모·페이팔·캐시앱 등을 통해 돈을 전송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정보기술(IT) 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트위터의 최근 베타 업데이트에서 사용자들이 팁을 지불할 수 있는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트위터는 비트코인으로 팁을 지불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에게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디지털 월렛 관련 교육용 영상을 제공한다.

또한 트위터의 클럽하우스와 같은 음성 SNS 기능인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음악 콘서트를 열고 사용자들에게 비트코인으로 요금을 받는 것도 상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나리오다. 혹은 소상공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이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받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일 것이다. 트위터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디지털 월렛을 보유하게 되고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트위터 네트워크에서 경제 활동을 하게 된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에너지ㆍ상업위원회 청문회에서 화상으로 증언하고 있는 모습. [미 하원 에너지ㆍ상업위원회 제공]
     jsmoon@yna.co.kr/2021-03-26 08:40:08/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워싱턴 AP=연합뉴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에너지ㆍ상업위원회 청문회에서 화상으로 증언하고 있는 모습. [미 하원 에너지ㆍ상업위원회 제공] jsmoon@yna.co.kr/2021-03-26 08:40:08/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잭 도시가 비트코인에 집중하는 이유

도시 CEO는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비트코인이 트위터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관한 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만약 인터넷이 (비트코인과 같은) 네이티브 화폐, 글로벌 화폐를 가졌다면 우리는 슈퍼 팔로우스·이커머스·독·팁 항아리 같은 상품들을 빨리 움직일 수 있을 것이고 지구상 모든 개개인들에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것이 우리의 미래에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와 경제적 인센티브에 대해 고려함에 따라 화폐에 관한 수많은 혁신이 존재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중략) 페이스북이 리브라 혹은 디엠으로 시도한 것을 보라. (글로벌 디지털 화폐에 대한) 명백한 수요와 공감대가 있는 상황에서 나는 오픈 스탠더드가 알맞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왜 비트코인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다.”

한편 자체 디지털 화폐를 출시하려고 했던 페이스북은 트위터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픈 소스 무허가형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트위터와 달리 페이스북은 컨소시엄 형태로 허가형 블록체인을 활용할 심산이다. 또한 가치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을 활용하는 트위터와 달리 페이스북은 가치 변동성이 낮은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참고로 페이스북은 규제의 역풍을 맞고 주춤한 상황인데, 최근 자체 디지털 월렛인 ‘노비’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대 페이스북, 소셜 미디어 전쟁에서는 페이스북이 압승을 거뒀다. 트위터의 사용자는 3억5000만 명인 반면 페이스북의 사용자는 20억 명이 넘는다. 하지만 다가올 디지털 자산-블록체인 전쟁은 누가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지 아직 모른다. 비트코인에 올라탄 트위터는 과연 페이스북을 이길 수 있을까.

* 본 기고는 회사의 공식 의견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한중섭 한화자산운용 CPC기획팀 과장,
‘비트코인 제국주의’, ‘넥스트 파이낸스’, ‘친절한 독재자,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