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넷제로, 금융이 이끈다

지구촌의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이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이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를 선도하며 산업계의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 기조로 바꿨다면 한국에선 은행권이 ‘기후 금융’ 논의를 이끌고 있다. 그 선봉에 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넷제로(net-zero) 전략을 짚어봤다.
윤종원 IBK기업은행 은행장.
윤종원 IBK기업은행 은행장.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은 9월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지속가능채권은 친환경 프로젝트 등에 투자하는 그린본드와 일자리 창출, 사회 취약 계층 등을 지원하는 사회적 채권(소셜 본드)의 성격이 결합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의 일종이다.

채권 만기는 3년이다. 발행 금리는 0.639% 고정 금리로 한국 기관 발행물 가운데 역대 최저 가산 금리를 기록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사회·환경적 가치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역대 최저 가산 금리 발행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ESG를 은행 경영 전반에 내재화하는 것을 목표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이번에 지속가능채권을 선보인 배경도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국내외 친환경 관련 사업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ESG가 일시 유행이 아닌 장기 패러다임 변화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1월 신설한 전략기획부 내 ESG경영팀을 중심으로 ESG 경영 내재화에 박차를 가해 왔다.

ESG경영팀은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이들로만 구성했다. 외부 보여주기식 대응보다 경영 전반에 ESG를 심기 위해 내실 있게, 진정성 있게, 깊이 있게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다.

올해에는 글로벌 표준과 이니셔티브 참여 확대, 탄소 중립, 녹색 금융 추진 등을 ESG경영팀의 주도 아래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중소기업 탄소 자산 관리 컨설팅 등 타행과 차별화된 기업은행만의 ESG 경영을 추진해 나간다.

ESG 관련 상품들도 더욱 확대한다. 기업은행은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산업 영위 기업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설비 신설에 대한 대출 및 투자를 과거부터 활발하게 지원해 왔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ESG 관련 상품들을 만들어 기업들의 친환경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IBK기업은행, ESG 내재화 목표…중소기업 전파 앞장
이를 위해 지난 6월 금융 공공기관 중 최초로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은행의 ESG 경영 전략 수립과 이에 대한 성과를 관리 감독하고 국제 표준에 준해 기후 변화 위험·기회 및 전략에 대한 안건들을 정기적으로(분기 1회) 심의·의결하기 시작했다.

또 ESG 경영 과제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정기적인 피드백을 통한 추진 실행력 강화를 위해 ESG 경영 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기업은행은 국책 은행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ESG 경영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ESG 분석 전문 기업 ‘지속가능발전소(주)’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중소기업 ESG 경영 수준을 무료로 진단하고 IBK컨설팅센터에서 맞춤형 컨설팅은 지원하는 시범 사업에 착수했다.

중소기업의 ESG 경영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이에 대한 이해와 구체적인 실천 과제를 제시한 ‘중소기업을 위한 ESG가이드’를 발간하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