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넷제로, 금융이 이끈다

지구촌의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이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이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를 선도하며 산업계의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 기조로 바꿨다면 한국에선 은행권이 ‘기후 금융’ 논의를 이끌고 있다. 그 선봉에 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넷제로(net-zero) 전략을 짚어봤다.
 한국형 RE100 참여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왼쪽)과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형 RE100 참여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왼쪽)과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은 올해 7월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6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사회적 채권(소셜 본드)을 발행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해에도 5억 달러 규모의 소셜 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소셜 본드는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일자리 창출, 사회 취약 계층 등에 사용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중 하나다.

농협은행은 ‘농협이 곧 ESG’라는 인식을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이를 위한 다양한 경영 활동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농협은행이 이번에 ESG 채권을 발행한 것도 ESG 경영의 일환이다.

농협은행은 ESG 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설 계획이다. 향후에도 계속해 ESG 채권을 발행하며 사회 취약 계층과 소상공인들을 지원한다.

농협은행은 정부·지방자치단체와 ESG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2050 탄소 중립’ 등 ESG 관련 주요 관심 정책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고양시와 ‘지속 가능한 탄소 중립 사회 실현’, 제주도와 ‘전기차 보급 확대 협력’, 전라북도와 ‘탈석탄 금융’, 한국환경공단과 ‘온실가스 감축 공동 추진’, 홍성군과 ‘2050 탄소 중립 실현’ 등의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한국형 RE100(K-RE100)’ 캠페인에도 참여 중이다. RE100은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세계적 캠페인을 의미한다.

한국형 RE100은 전기 사용량 수준과 무관하게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는 K-RE100 참여 방법 중 하나다.

농협은행은 한국형 RE100(K-RE100)에 동참하기 위해 강원 영월군 지부에 제6호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했다. 지점 건물의 옥상과 주차장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를 확대해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계속해 높여 나갈 계획이다.

친환경·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금리와 한도를 우대하는 다양한 금융 상품 출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 우수 농업·농식품 기업 등을 대상으로 최대 0.06%포인트 금리 우대 및 여신 한도를 확대해 주는 ‘NH농식품그린성장론’을 출시했다.

녹색 인증(표지 인증) 등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는 법인을 대상으로 최대 1.5%포인트의 금리 우대와 여신 한도를 올려주는 ‘NH친환경기업우대론’도 선보였다.

농협은행은 금융회사의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및 책임 이행을 위한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에도 가입했다.
NH농협은행, ‘농협이 곧 ESG’…탄소 중립 실현 나서
적도원칙은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추진할 때 환경 파괴 또는 인권 침해 문제가 있으면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금융회사들의 자발적 협약이다. 현재 37개국 118개 금융회사들이 가입했고 1000만 달러 이상의 PF 취급 시 적도원칙에 입각해 자금 지원 여부를 심사한다.

농협은행은 가입 후 유예 기간(1년) 내 적도원칙 심사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내규를 정비해 PF 지원 시 환경·기후변화·인권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더 나아가 글로벌 ESG 선도 은행에 맞는 금융 지원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적도원칙 가입을 계기로 투자 금융 부문에서도 환경과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ESG 경영을 정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