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Fed의 금리 인상 전망 지배적…21세기 이후 두 차례 사례의 수익률 성적표는

[머니 인사이트]
(사진) 제롬 파월 미국 Fed 의장이 9월 30일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사진) 제롬 파월 미국 Fed 의장이 9월 30일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올해 미국 내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의 두 가지 요건을 물가 상승과 고용 시장 안정이라고 밝혔고 현재 물가 요건은 기준금리 인상 조건을 충족한 상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지난 6월 2023년 기준금리를 두 번(0.50%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 FOMC에서는 절반의 Fed 위원이 내년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또한 미국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70%의 참여자들은 내년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금융 시장은 연내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시행과 향후 금리 인상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신흥국에서도 물가 상승에 대비한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 브라질·멕시코·헝가리 등 신흥국에서는 이미 기준금리를 수차례 인상했다. 한국도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러한 금리 인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완화된 재정 정책의 회복 과정이다. 시기의 문제는 있지만 인상 자체는 필연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과거 금리 인상기 자금의 흐름과 금융 시장의 분석을 통해 금리 인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주식 시장과 달러, 경기의 관계 따져봐야

21세기 이후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시기는 두 차례였다. 1차 금리 인상기는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25개월 동안이다. Fed는 이 시기 무려 4.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차 금리 인상기는 2015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약 37개월간이다. Fed는 이 시기 1차 금리 인상기보다 완만한 2.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두 차례의 금리 인상기가 있었지만 각 시기 금리 인상이 이뤄진 이유는 조금씩 달랐다.

1차 금리 인상기는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몰려들어 4년간 주택 가격이 44.5% 급등했고 같은 기간 국제 유가 또한 69.7%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었다. 특히 1970년대 오일 쇼크 당시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을 겪었던 Fed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대처를 선언하며 급격한 금리 인상을 진행했다.

반면 2차 금리 인상기는 1차 인상기에 비해 기간이 길고 금리 인상폭 또한 1차 인상기에 비해 좁았다. 2차 인상기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장기간 지속된 제로 금리를 정상화해 향후의 경제 위기에 금리 인하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성격이었다. 1차 금리 인상기에 비해 장기간에 걸쳐 완만한 금리 인상이 이뤄진 이유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의 인상은 주식 시장에 악영향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의 할인율이 증가하고 안전 자산인 예금의 금리가 오르면서 위험 자산인 주식 자산의 매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리 인상을 앞둔 현재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을 떠나야 할까. 이 또한 과거 금리 인상기의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의 수익률을 살펴보면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1차 금리 인상기와 2차 금리 인상기 모두 글로벌 주식 시장은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1차 금리 인상기의 글로벌 증시와 신흥국 증시는 각각 28.9%와 7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61.1%, 47.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해도 각각 29.3%와 22.7%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2차 금리 인상기 또한 동 기간 글로벌 증시는 11.9% 상승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신흥국 증시는 각각 20.5%와 18.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은 2.5% 상승, 코스닥시장은 2.4% 하락했지만 2017년 반도체 경기와 신흥국 경기의 호황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28.4%와 34.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증시가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부진했다기보다 2018년 반도체 업황 부진과 미국·중국의 무역 분쟁에 따른 우려로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과거 두 차례의 금리 인상기를 살펴볼 때 금리가 인상됐지만 위험 자산인 주식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현상은 경기와 달러, 주식 시장의 관계를 따져보면 의문이 풀린다.
금리 인상은 주식 시장에 독일까 득일까
경기와 달러의 추세가 핵심

대표적 안전 자산인 달러화는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면 강세를 보이고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 약세에 접어든다. 1차 금리 인상기 달러화 지수는 6.2% 하락했고 2차 금리 인상기에는 4.1% 떨어졌다. 1차와 2차 금리 인상기 모두 달러화 지수의 약세로 달러화의 대체재인 귀금속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경기 개선으로 상품 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1차와 2차 금리 인상기 모두 금리 상승에도 대부분의 자산이 모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무엇보다 두 기간 동일하게 달러화가 약세인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동 기간 글로벌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1차 금리 인상기는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의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는 8%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차 금리 인상기도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호경기를 이끌었다.

즉 과거의 금리 인상기 주식 시장과 달러, 경기의 관계를 보면 금리 인상 자체도 중요하지만 경기와 달러의 추세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경기 회복의 증거이고 경기가 좋아지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상기에도 위험 자산인 주식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다. 부스터 샷 접종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동시에 머크가 발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상용화한다면 경기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달러가 약세 전환되면서 주식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즉,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을 두려워하기보다 이를 견뎌낼 만큼 경제가 회복되는지와 함께 달러화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